2010년 천안함 격침, 연평도 포격 같은 북한 도발이 내년에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미국 싱크탱크 전문가에 의해 제기됐다. 핵무기 증강과 러시아의 지원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층 대담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근거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을 지낸 시드니 사일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21일(현지시간) CSIS 홈페이지에 올린 글 ‘북한: 2030년까지 핵무기 활용 가능성’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이 (북한과의) 임박한 전쟁을 우려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지난 몇 년간 발전시킨 핵·미사일 역량을 믿고 김정은이 한국을 상대로 더 거칠고 공격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였다.
그러면서 사일러 선임고문은 2010년 천안함을 격침하고 연평도를 포격했던 당시보다 북한의 핵·미사일 무장이 많이 증가했다며 “북한이 2025년 섬 포격이나 선박 격침, 기타 대남 군사 공격을 감행하는 시나리오가 충분히 실현 가능한 만큼 오늘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강력하고 비례적인 남한의 대응이 핵 사용 위협을 발생시키는 것도 상상할 수 없는 시나리오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이제 미국이 한반도에서 이전과는 다른 도발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는 게 사일러 선임고문 진단이다. 그는 “위험하지만 결국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한때 여겨졌던 북한의 강압적 외교가 더 위험하고 현재 상태(안보 질서)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무엇으로 진화할 수 있다”며 “김정은이 과거에는 더 강도 높은 도발이 불필요하게 위험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으나, 증강하는 핵무기와 러시아의 지원이 뒷받침하는 지금은 위험 감수를 더 편안하게 느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핵 억제력 과신이 얼마 지나지 않은 과거에 보지 못했던 강압적인 행동으로 김정은을 이끌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 달 미국 대선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설계된 ‘10월의 서프라이즈(돌발 변수)’는 불거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사일러 선임고문은 전망했다. 올해는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 미국의 허리케인 피해 등 장애물 탓에 북한이 미국 대선을 겨냥한 메시지 전략을 수립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이 중대한 도발을 계획했다면 선거 이후 새 대통령 취임까지 기다리기로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