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제약으로부터 불법 리베이트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의사들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의사 3명과 병원 관계자 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의사 중 일부는 뇌물수수 혐의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2일 오후 4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차례로 열릴 예정이다.
고려제약 불법 리베이트 사건과 관련해 의사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경찰은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고려제약 임직원 2명에 대한 영장을 신청했지만, 서울중앙지법은 "방어권 보장 필요성이 있는 점, 주거와 가족관계 등 사회적 유대관계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한 바 있다.
경찰은 2년 전 고려제약이 자사 약을 처방한 대가로 의사 1,000여 명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의뢰를 받고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은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수천만 원 상당의 현금이나 금품, 골프 접대 등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4월에는 고려제약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BM(블랙머니)'이라는 이름의 엑셀 파일을 확보했는데, 해당 파일에는 리베이트 수수 정황이 있는 의사 약 1,000명의 명단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동안 이 명단을 토대로 의사들의 실제 리베이트 수수 여부를 확인해왔다. 경찰에 따르면 고려제약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해 입건된 사람은 지난 7일 기준 총 346명으로, 이 중 의사는 305명이다. 소속은 대형 병원부터 동네 병의원까지 다양하며 전국에 분포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