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을 앞두고 독감과 코로나19 백신을 함께 접종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백신 접종에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엔데믹 이후 백신 접종을 기피하고 마스크 착용도 꺼리면서 독감과 코로나19 환자가 현재 확산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진수 인하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3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에서 독감과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현재 많이 떨어졌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 돌연변이도 계속 발생하기에 독감과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매년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독감과 코로나19 백신 주사는 모든 사람이 맞아야 하나.
“독감 백신의 효과는 오랜 기간 검증된 만큼 65세 이상, 생후 6개월부터 13세 이하 어린이, 임신부 등의 고위험군은 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질병청은 이번 겨울철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노인과 생후 6개월 이상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입원ㆍ입소자 등에게 무료 접종을 진행한다. 지난해 코로나19가 4급 감염병으로 등급이 낮아져 이전 보다 경각심이 줄어들면서 바이러스의 확산과 유행이 우려된다. 독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원하는 일반인들은 인근 병원에서 유료로 접종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코로나19 백신으론 뭐가 있나.
“현재 국내에선 화이자와 모더나, 노바백스가 제조한 코로나19 백신이 접종 가능하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 백신으로, 돌연변이 바이러스에 맞춰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노바백스 백신은 유일한 비(非)mRNA 백신으로 기존에 독감이나 B형 간염 등 대부분의 백신에 오랜 기간 활용돼왔던 유전자 재조합 방식이 사용된다. 노바백스 백신은 사전에 정해진 용량으로 주사기에 미리 담아 제조하는 사전 충전형이어서 일선 병의원에서 접종 편의성 및 관리가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 접종하는 독감 백신의 종류와 방식은 어떤 게 있나.
"독감 백신은 매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그해 유행할 걸로 예측한 독감 백신 균주 리스트에 맞춰 제약회사들이 생산한다. 독감 백신 제조는 유정란과 세포배양 방식으로 나뉜다. 유정란 방식은 수정된 닭의 유정란에 독감 바이러스를 넣어 백신을 생산하는 걸 말한다. 최근에는 유정란을 사용하지 않는 세포 배양 방식으로 독감 백신을 제조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지는 중이다. 세포 배양 방식은 무균으로 관리되는 폐쇄 시스템에서 배양 공정이 진행되기에 항생제나 보존제가 사용되지 않아 인체 과민 반응에 대한 우려도 낮다. 국내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감 백신이 유일하게 세포 배양 방식으로 제조된다.”
-독감과 코로나19 백신은 매년 맞아야 하는 건가.
“1년에 한 번씩은 맞아야 한다. A형 감염 같은 경우 한번 백신 주사를 맞으면 평생 면역이 유지된다. 이렇듯 백신마다 특성이 있는데 독감과 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 돌연변이가 빠르게 일어나기에 1년 이상 효과를 지속하기가 어렵다. 더 중요한 점은 코로나19 감염과 독감 증상이 구분이 어렵다는 점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도 독감이라고 착각하면 자신도 모르게 주변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 매개체가 된다. 독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을 꼭 함께 맞아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