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군인 손녀… 미스 대구 유현정의 미래 [인터뷰]

입력
2024.10.23 22:02
'제68회 미스 대구 선발대회' 특별상 유현정
"테니스 국가대표 되어 국위 선양 하고파"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유현정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 그는 외국 생활을 하며 자신을 향한 차별과 맞서 싸워야 했다. 테니스 또한 더욱 단단해지기 위해 시작했단다. 몇 가지 난관을 넘어서고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까지 무사히 마친 유현정은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 청소년에게 손을 내미는 테니스 선수, 스포츠 지도자를 꿈꾼다.

유현정은 올해 '제68회 미스 대구 선발대회'에서 특별상을 품에 안은 뒤 '제68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본선에 진출해 자신이 가진 아름다움을 뽐냈다. 다양한 재능의 소유자인 그는 테니스 선수로 활동하며 꿈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4개 국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시선을 모은다. 유현정은 4세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일본에서 지냈다. 국제학교에서 다양한 언어를 경험했고, 테니스를 위해 여러 나라를 찾으며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구사하게 됐다. 현재는 시카고 루스벨트 대학교 휴학 중이다.

유현정의 성장

유현정이 '제68회 미스 대구 선발대회'를 찾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는 본지에 친구들의 권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물론 이 외에도 도전을 결심한 이유가 있다. 유현정은 "한국의 건강한 아름다움과 애국심을 가슴에 새겼다. 정정당당하게 세계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어 출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별상을 받아 본선 진출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무척이나 기뻤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제68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유현정에게 성장의 기회를 안겼다. 그는 "대회를 통해 자신감이 크게 향상됐다. 무대에서의 경험, 그리고 다양한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나를 더욱 잘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넓어지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인터뷰와 대회 준비 과정에서 사회 문제, 문화, 예술 등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현정은 "이러한 경험들이 앞으로의 삶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말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제68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함께한 동료들 역시 유현정에게 가르침을 안겼다. 유현정은 "동료들을 보며 경쟁보다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힘든 순간에도 서로의 존재가 큰 힘이 되더라"고 말했다. 끈기 있게 노력하는 참가자들의 모습 역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단다. 유현정은 "각자 대회 준비에 열심히 임하는 모습을 보며,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배우게 됐다"고 전했다.

4개 국어와 테니스

유현정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자신의 장점으로 꼽았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유현정이 4개 국어를 구사하게 된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어릴 적부터 운동을 하면서 많은 나라들을 다녔다. 여러 번 언어 장벽에 부딪히며 '사람들과 대화가 통한다면 생활뿐만 아니라 운동도 더 잘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열심히 언어 공부를 하게 됐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노력하니 4개 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게 됐다. 그 부분이 내 강점이 됐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전했다. 유현정은 "이 일을 계기로 매사에 '어떤 일도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유현정이 테니스를 시작한 이유는 자신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였다. 그는 "외국 생활에서 차별, 왕따 등의 문제가 있었다. 몸이 약해 자신감이 없던 나를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테니스를 시작했다"고 알렸다. 또한 "현재 미국 대학 리그에서 학업과 테니스를 병행 중이다. 세계 선수들과의 많은 시합을 경험으로 국내로 돌아와 국가대표 선발에 나갈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정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현정의 꿈

자신의 길을 열심히 걷고 있는 유현정이 생각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그는 자연스러움에서 비롯된 자신감, 사회에 봉사하는 정신이 그 조건이라고 답했다. 국가유공자 외할아버지는 유현정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쳤다. 유현정은 "외할아버지가 6·25 전쟁에 참전한 군인이셨다. 제가 태어나기 전 돌아가셔서 뵙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매년 방학 때 한국에 나와 영천 호국원을 방문해 어머니와 할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눈다. 할아버지께서 굉장히 청렴하시고 애국심이 뛰어나셨다더라. 나도 테니스 국가대표가 되어 국위 선양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선한 영향력을 펼칠 미래를 꿈꾸는 중이다. 유현정은 "테니스 선수, 스포츠 지도자가 되어 한부모 가정에서 살아가거나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해 힘을 보태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중이다. 유현정은 "학업을 마친 후에는 프로로 데뷔해 투어를 다니며 포인트를 획득,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에 나가고자 한다. 테니스는 어려운 운동이고, 자신과의 싸움이다. 한 발 한 발 최선을 다해 목표로 달려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현정의 찬란한 미래에 기대가 모인다.

정한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