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방영된 ‘눈물의 여왕’은 최고 25%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올리며 사랑받았다.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의 저력을 보여준 작품. 그러나 웬걸. 스튜디오드래곤의 실적 급감이 예상되며, ‘눈물의 여왕’도 영향을 미쳤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 스튜디오드래곤의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47.7% 감소한 1,137억 원, 영업이익은 91.1%나 감소한 19억 원이 될 것이라고 한다.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돈다. 대작 부재, 줄어든 제작 편수의 영향과 함께 ‘눈물의 여왕’ 제작비(상각비)가 큰 영향을 미쳤다. 16부작인 ‘눈물의 여왕’은 제작비가 총 560억 원에 이르고, 회당 35억 원 정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벌어다 준 수익이 그 이상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덩치 큰 제작비 문제는 드라마 제작사들의 심각한 고민거리다.
□ 보통 막대한 제작비는 블록버스터 영화에 따르는 수식어였다. 그런데 ‘눈물의 여왕’ 같은 멜로드라마에도 제작비가 불어난 것은, 주연배우들의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높아졌기 때문. 업계에선 주연급 배우의 회당 출연료가 3억, 4억 원이 기본이고, 적게는 1억5,000만 원에서 많게는 7억 원이라고 한다. ‘눈물의 여왕’ 김수현의 출연료가 회당 8억 원이라는 설이 돌자 “훨씬 못 미친다. 오히려 배우가 자진 삭감했다”는 반박이 나오는 등 방영 당시에도 화제가 됐다.
□ 급부가 있다면 반대급부가 있기 마련. 연기파 조연 배우 류승수씨는 “주인공과 (조연의) 출연료 차이가 거의 20배가 난다”고 말했다. 또 “작품 제작이 반 이하로 줄어, 생활이 안 돼서 다들 투잡을 뛴다”고 했다. 지난해 방영된 한 드라마의 경우, 주연의 회당 출연료는 2억 원이었고 단역은 10만 원이었다. 가뜩이나 영화·드라마 시장의 침체 속에 주연 몸값만 거꾸로 가며 작품 제작을 주저하게 하고,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생활을 어렵게 하는 상황. 이 정도면 산업 생태계 자체를 망가뜨리고 있다 할 만하다. 드라마 속 유명 배우의 멋지고 아름다운 말끔함이 시리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