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불기소 처분에 대해 항고가 이뤄지면 총장의 수사지휘권이 회복되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밝혔다.
심 총장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도이치 사건에 대해 고발인이 항고하면 총장 지휘권이 있느냐"는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지휘권을 행사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했다.
심 총장은 2020년 10월 19일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이었던 윤 대통령의 수사지휘권을 배제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이번 서울중앙지검의 불기소 처분에 대한 지휘권이 박탈된 상태였다. 추 전 장관은 당시 윤 총장에게 보낸 수사지휘서에서 도이치, '라임 로비 의혹' 등 5가지 사건을 언급하며 "검찰총장은 서울남부지검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그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치할 것을 지휘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도이치 사건 처분에 대해 항고가 이뤄지면 사건은 중앙지검이 아닌 서울고검에서 검토하게 된다. 수사지휘서 문언상 서울고검이 맡는 항고 사건엔 총장 지휘권이 살아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중앙지검 수사팀 수사에 문제가 있다면 재기수사 명령 또는 공소제기 명령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020년 4월 도이치 사건을 검찰에 고발했던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은 17일 검찰의 김 여사 불기소 처분 후 페이스북에 항고장 제출 계획을 공언했다. 이에 대검은 총장 수사지휘 회복 여부에 대한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심 총장이 직접 항고 사건 지휘권이 있다고 답하면서 도이치 사건 재수사 가능성이 열렸다. 2021년 3월 윤 대통령이 검찰을 떠난 후, 3명의 장관(박범계·한동훈·박성재)과 3명의 총장(김오수·이원석·심우정)을 거치는 동안 추 전 장관의 수사지휘가 윤 대통령 후임 총장들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이 법무부와 대검 입장이었다. 이에 검찰 안팎에선 '합리적이지 않은 해석'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