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아파도 못 쉬는 KT 허훈, 만원 관중 앞 개막 첫 승 쐈다

입력
2024.10.2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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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홈 개막전 17점 7어시스트 3스틸
전날 KCC전 패배 후 승리 신고
"홈 팬들 앞 지면 죽는다는 각오 뛰어"

수원 KT의 에이스 허훈이 프로농구 홈 개막전에서 시즌 첫 승리를 신고했다.

허훈은 20일 수원 KT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4~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삼성과 홈경기에서 17점 7어시스트 3스틸로 활약해 KT의 72-63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 시즌 공식 개막전에서 친형 허웅이 버티는 부산 KCC에 72-77로 패했던 허훈은 이날 홈에서 미소를 되찾았다.

오른 손목이 좋지 않은 상태로 개막을 맞은 허훈은 19일 부산 원정 다음 날 바로 안방 수원으로 이동해 피로감까지 쌓였다. 하지만 시즌 홈 개막전에 경기장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3,650명)을 보며 "지면 죽는다"는 각오로 동료들과 함께 부지런히 코트를 누볐다. 전반을 37-27로 앞선 KT는 3쿼터에도 10점 차를 유지했고, 4쿼터 초반 레이션 해먼즈와 허훈의 연속 5득점으로 승기를 굳혔다.

허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홈 개막전이니까 지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임했기 때문에 승리했다"며 "손목 상태가 좋지 않아 쉬고 싶은데, 하윤기가 부상으로 빠져서 나까지 빠지면 안 될 것 같아 뛰었다. 이번 시즌은 (진통제) 주사를 맞으면서 뛰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통증 탓에 슛 정확도가 다소 떨어졌다. 이틀 동안 3점슛 10개를 던져 2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허훈은 "슛 쏘는데 부상이 90% 정도 영향을 준다"면서 "언제 손목이 좋아질지 몰라서 올 시즌은 기복이 생길 수 있다. 슛이 들어갈 때는 왜 들어가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잠실에서는 서울 SK가 안양 정관장과 홈경기에서 95-71로 크게 이겼다. SK는 안영준이 24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고, 자밀 워니도 19점 12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오재현은 16점 5어시스트 5스틸 4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정관장은 배병준이 22점으로 분전했지만 실책을 SK(8개)보다 10개나 많은 18개를 쏟아내며 무너졌다.

고양 소노도 홈 개막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100-82로 누르고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전날 열린 경기에선 우승 후보들이 모두 승리했다. 원주 DB는 삼성을 88-83으로 꺾었고, KCC는 KT에 77-72 승리를 거뒀다. 창원 LG 역시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70-67로 따돌렸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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