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박근혜 독대로 계파 갈등 딛고 총선 승리 견인... 尹-韓의 선택은

입력
2024.10.20 20:00
MB, 라이벌 박근혜 불러 계파 갈등 완화
박근혜, 위기 때마다 김무성과 독대했지만 성과는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 문제 등 꼬인 국정 현안을 풀기 위해 21일 만난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급 인사의 회동은 정국 안정과 정권 재창출의 견인차가 될 기회다. 반면 성과를 못 내면 자중지란의 단초가 됐다. 과거 주요 사례를 살펴봤다.

MB, 라이벌 박근혜 불러 계파 갈등 완화

이명박-박근혜의 독대는 성공 사례로 꼽힌다. 독대 즈음인 2011년 6월은 집권 4년 차인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시련의 시기였다. 두 달 전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은 경기 성남 분당을과 강원지사 등 텃밭을 내주며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으로 촉발된 친이계와 친박계의 반목은 행정수도 이전 등을 놓고 한층 격해졌다. 이 대통령이 “친이, 친박 이런 거 다 없애버리고 국민 앞에 정책을 가지고 논의해야 한다”고 당부할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독대는 이 대통령의 정치적 라이벌인 박 의원의 체급을 키워주는 자리였다. 하지만 양측은 한발씩 양보했다. 박 의원은 독대 직후 "친이, 친박 그런 말이 나오면 안 된다"며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힘을 실었다. 이후 계파 갈등은 관리 가능한 수준에 그치면서 여당은 2012년 총선 과반 승리에 이어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당선시키며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박근혜, 위기 때마다 김무성과 독대했지만 성과는 "..."

박근혜 대통령은 불편한 관계이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수차례 독대했지만 별반 성과가 없었다. 취임 3년 차인 2015년 4월 청와대에서 김 대표와 40분간 단독 회담했다. 당시 '성완종 리스트' 사태로 이완구 총리 등 여권 고위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불거지며 위기에 몰리자 여당 대표와 독대를 정치적 돌파구로 삼았다. 박 대통령은 3개월 뒤인 7월 16일에도 김 대표와 만났는데 이 역시 위기 모면 성격이 짙었다. 원조 친박이던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배신의 정치'로 규정하며 사실상 축출한 뒤였다.

무리수로 당 안팎의 분위기가 술렁이자 비박계인 김 대표와 독대하며 활로 찾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민심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듬해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당초 예상과 달리 122석에 머물며 원내 1당을 내줬고 이후 박 대통령 탄핵의 신호탄이 됐다.


이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