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최근 사살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수장 야히아 신와르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당시 땅굴로 피신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신와르의 시신 이미지가 담긴 전단을 가자지구에 살포하기도 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신와르와 그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 "잔인한 학살 전날 밤에도 신와르는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위해 바빴다"고 밝혔다. 3분 9초 길이의 이 영상에는 신와르와 여성 1명, 어린이 2명이 땅굴 안에서 침구, 음식물, 생수통 등을 옮기는 모습이 담겼다. IDF는 이 영상을 몇 달 전 가자지구에서 확보했다고 밝혔다.
IDF는 이날 신와르의 시신 이미지를 인쇄한 전단을 가자지구 남부에 뿌리기도 했다. 전단에는 손가락 하나가 잘린 신와르의 한쪽 팔 이미지가 인쇄됐다. 또 아랍어로 "야히아 신와르는 당신들 삶을 망쳤다. 그는 어두운 터널에 숨어 있었고 공포에 질려 도망치려다 제거됐다. 무기를 버리고 인질을 넘기는 사람은 누구든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적혀 있다. 해당 문구는 지난 17일 신와르의 사망 확인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낸 성명에서 발췌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이 신와르 제거 약 3개월 전부터 근거지를 추정하고 포위망을 좁혀갔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NYT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 당국은 신와르가 올해 초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라파로 이동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이후 행적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동안 신와르는 대부분의 시간을 지하에서 보내고 통신기기 사용을 중단한 뒤 인편으로만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올해 8월부터 신와르가 라파 지역에 은신할 수 있다는 증거가 수집되기 시작했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달에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가 인질 6명을 살해한 터널을 수색, 소변 샘플을 확보했는데 여기서 신와르의 유전자 정보(DNA)가 검출됐다. 지난달 말에는 하마스가 카타르의 정치지도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신와르의 생존 및 가자지구 거주를 확신하게 됐다고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