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자동차로 '총리 관저 돌진' 시도한 40대 남성 체포

입력
2024.10.19 16:07
도쿄 자민당 본부에 화염병 투척하고
총리 관저 향해 돌진하다 철책에 막혀

일본에서 도쿄 집권 자민당 본부에 화염병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던지고, 자동차로 총리 관저에 돌진하려던 남성이 체포됐다.

19일 일본 공영방송 NHK·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 남성은 이날 오전 5시 45분쯤 흰색 자동차를 운전해 도쿄 지요다구 자민당 본부 앞으로 이동해 화염병으로 보이는 물체 약 5개를 던졌다. 이 중 일부는 자민동 본부 부지 안에 떨어지거나 경찰 기동대 차량에 맞았다. 다만 불은 금방 꺼졌다고 NHK는 전했다.

이 남성은 이후에 자동차를 몰아 자민당 본부에서 약 600m 떨어진 총리 관저를 향해 돌진하려 했다가 침입 방지용 철제 울타리에 막히면서 미수에 그쳤다. 그는 출동한 경찰에게 연기가 나는 통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던지기도 했다.

경찰은 이 남성을 현장에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용의자는 사이타마현 가와구치시에 사는 49세 우스다 아치노부"라고 NHK는 보도했다. 남성은 저항 없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운전한 차량 내부에서는 기름 등을 담는 통 약 10개와 사용하지 않은 화염병으로 보이는 물체 여러 개가 발견됐다. 경찰 기동대 차량과 울타리는 다소 파손됐지만 부상자는 없었다.

이번 사건은 오는 27일 치러질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를 일주일가량 앞두고 발생했다. 체포된 남성의 부친은 아들이 과거 원자력발전소 재가동 반대 활동을 했고, 최근 정치에 관심을 보이면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선거 출마 시 공탁금을 내는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게시하기도 했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이날 규슈 가고시마현 연설에서 "민주주의가 폭력에 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모리야마 히로시 자민당 간사장도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가 한창 벌어지는 중, 이번 행위에 강한 분노를 느낀다"며 "선거 활동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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