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끝내며 유럽과 결속… 바이든, 독일 찾아 영·프·독 정상회담

입력
2024.10.18 21:48
임기 3개월여 앞 독일 첫 방문... 이틀 일정
독일 총리·대통령 회담하고 훈장도 받아
유럽3개국 정상회담서 우크라·중동 논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독일을 방문했다. 잔여 임기가 약 3개월 남은 데다 다음달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로는 차기 대통령 체제로 전환되는 점을 고려하면 임기 중 마지막 유럽 방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바이든 대통령은 독일 방문을 통해 안보 불안 및 체제 경쟁이 심화한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이 다방면에서 더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고자 했다. 이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뿐만 아니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4자 정상회담도 진행했다.

독일 최고 훈장 받은 바이든 "민주주의 등불"

독일 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밤 독일 수도 베를린에 도착, 이틀간 실무 방문 일정을 수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10~15일 독일·앙골라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허리케인 '밀턴'이 미국 플로리다주(州)를 관통하며 큰 피해를 낼 것으로 예상되자 이를 취소했다. 이후 국빈 방문에서 실무 방문으로 격을 낮춰 독일 방문 일정을 곧바로 잡았다. 체류 시간은 24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바이든 대통령의 독일 방문은 임기 중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오전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의 회담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대통령궁인 벨뷰궁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으로부터 독일 최고 훈장인 '특별 등급의 대십자 훈장'을 받았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미국이 대(對)독일 우호 및 대서양 동맹을 강화한 데 대한 공헌을 인정하는 의미라고 독일 베를리너모어겐포스트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제41대 대통령을 지낸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해당 훈장을 받은 미국 대통령이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민주주의 등불"이라고 불렀다.


임기 종료 전, 유럽 주요국과 우크라·중동 전략 논의

바이든 대통령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및 숄츠 총리와 각각 진행한 회담에서 독일과 미국의 긴밀한 관계를 부각하는 한편, 국제사회에서 독일의 역할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독일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이며 유럽과 전 세계의 안정은 미국과 독일의 긴밀한 관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독일의 지원에 별도의 사의도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뿐만 아니라 중동 정책에 있어서도 미국과 유럽의 협력 및 단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비롯한 '저항의 축'(반미·반이스라엘 동맹)과 전쟁 중인 상황에서 조율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두 전쟁은 이날 오후 진행된 미·영·프·독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올랐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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