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2, 내년 여행에 영향 미칠 것" 호텔스닷컴, 내년 여행산업 전망 발표

입력
2024.10.18 16:16

내년 여행산업의 핵심 주제로 편안한 여행이 떠오르고 있다. 사람이 많고 번잡한 곳보다 덜 알려졌으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과 한군데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편히 쉬는 여행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영화, 드라마가 이런 여행 계획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적 호텔 예약 사이트 호텔스닷컴은 18일 서울 명동의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연례 보고서 '언팩25'를 발표했다. 언팩25는 한국인 1,000명을 포함, 전 세계 19개국에서 호텔스닷컴을 이용하는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행 동향 보고서다.


여행의 시작은 SNS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여행 산업의 핵심 주제는 편안한 여행이다. 호텔스닷컴은 이를 포괄 여행(all-inclusive)이라고 표현했다. 예약한 호텔 한곳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쇼핑하며 편히 쉬는 여행을 말한다. 과거처럼 숙소와 식사, 쇼핑, 놀이를 위한 장소를 각각 따로 선택하지 않고 한군데서 모두 해결하는 것이다. 발표를 맡은 호텔스닷컴이 속한 익스피디아그룹의 라비니아 라자람 홍보총괄은 "지난해 리조트 여행과 무알코올 여행 등 분위기를 중시하는 여행을 선호했다면 여행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올해부터 시작돼 내년에도 유력한 주제는 포괄 여행"이라며 "하얏트나 메리어트 등 해외 주요 호텔들이 포괄 여행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호텔스닷컴이 우회 여행(detour destinations)으로 표현한 유명 관광지보다 덜 알려진 곳을 찾는 여행도 증가할 전망이다. 대신 우회 여행이 발전하려면 연결 교통편과 충분한 숙박시설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 업체는 대표적 우회 여행지로 프랑스 랭스, 이탈리아 브레시아, 일본 후쿠오카와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태국 푸껫, 한국의 제주 등을 꼽았다. 라자람 총괄은 "유명 관광지에서 교통편으로 2시간 이내에 위치하면서 덜 혼잡한 곳들이 우회 여행지로 떠오른다"며 "우회 여행은 특정 관광지에 여행객이 몰려 거주자들에게 불편을 주는 오버투어리즘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여행 동향의 중심에는 SNS가 있다. 호텔스닷컴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젊은 층인 Z세대는 SNS에서 눈여겨본 유명인(인플루언서)에게 영감을 받아 여행 계획을 세운다. 사실상 SNS가 여행의 시작인 셈이다. 라자람 총괄은 "그동안 SNS는 여행 같은 고가 상품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하지만 요즘 여행객의 49%가 '틱톡' 등 SNS에서 유명인의 게시물을 보고 여행 상품을 구매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Z세대는 쉽고 편한 예약을 선호해 포괄 여행의 부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호텔의 식당이 중요하다. 라자람 총괄은 "한국의 Z세대는 따로 식사할 곳을 찾지 않아도 되고 이동을 줄이는 것을 선호한다"며 "그래서 호텔 미식 여행이 주요 동향으로 떠오른다"고 짚었다. 따라서 그는 "호텔의 식당이 호텔 예약에 많은 기여를 한다"며 "지난해 호텔스닷컴에서 좋은 식당을 갖춘 호텔 검색량이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스크린 투어리즘도 부상

영화, 드라마 등 각종 영상 콘텐츠도 여행에 영향을 미친다. 호텔스닷컴은 이를 '스크린 투어리즘'으로 정의했다. 라자람 총괄은 "이번 조사 대상자 가운데 영화, TV, 인터넷영상서비스(OTT)에서 영향을 받아 여행지를 선택하는 전 세계 여행객이 66%"라며 "한국인 여행객의 82%도 스크린 투어리즘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곳이 '두바이의 진짜 주부들'로 부상한 두바이와 '원피스', '반역자'들의 영향을 받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 및 영국 스코틀랜드다.

따라서 OTT 서비스 넷플릭스에서 12월 방영 예정인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2'도 한국 여행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라자람 총괄은 "오징어게임2 방영 이후 한국을 찾는 여행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Z세대는 과거 여행객들처럼 냉장고 자석 등 대표적 관광상품보다 현지 슈퍼마켓, 식료품점에서 파는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여행객의 39%가 현지 식료품점을 방문하고 44%는 일본의 사탕, 한국 화장품, 두바이의 피스타치오 초콜릿처럼 현지에서만 살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한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이런 여행 동향을 감안한 여행 상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자람 총괄은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도록 호텔, 항공사, 여행사 등이 관련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호텔 등에서 부모들이 휴식 시간을 갖도록 자녀들을 돌봐주는 서비스 제공 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