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접하기 쉬운 게임 형태 불법 도박사이트 9개를 만들어 운영해온 일당이 적발됐다.
대전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8일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한 혐의로 운영 총책 A씨 등 10명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범죄수익금 3억 5,000만 원에 대한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총책 A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축구 패널티킥 차기를 비롯한 스포츠 게임 형태와 홀짝, 홀덤 등 승패가 바로 확인되는 미니게임 방식으로 이뤄진 9개 도박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했다. "이들은 사이트 접속이 막히면 또 다른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하는 등 1년 미만 단위로 운영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수개월 전 '도박 자금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친구가 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에서 단서를 잡아 추적 끝에 사이트 운영 사무실을 찾아내 A씨 일당을 붙잡았다.
조사결과, 9개 도박사이트에서 확인된 입금 계좌만 1만여 개가 넘었다. 이를 통해 모두 5,000억 원의 도박 자금이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이 개설한 도박이 게임처럼 쉽고 단순한 형태로 만들어져 청소년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입금 계좌를 통해 도박에 참여한 고등학생 163명, 중학생 8명 등 청소년 171명을 확인했다. 한 청소년은 도박 자금으로 모두 1,200만 원을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입금액이 크거나 도박으로 인한 처벌 전력이 있는 5명을 입건하고 35명은 즉결심판에 회부했다. 또 131명은 훈방 조치한 뒤 경찰 선도심사위원회를 통해 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서 치유·재활을 진행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