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년째 수출 중심으로 경기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관점을 이어가고 있다. 건설 업황이 부진하고 소비 심리 등 체감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을 우려하는 국책연구기관과 비교하면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는 18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수출·제조업 중심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설비투자·서비스업 중심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 속에 부문별 속도 차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올해 5월부터 '내수 회복 조짐'이라는 표현을 썼고, 8월부턴 '완만하다'고 보기 시작했다.
최근 지표는 혼조세다. 8월 건설업(-9%) 생산이 1년 전에 비해 줄며 감소폭이 커지고 있지만 광공업(3.8%)과 서비스업(0.9%)에서 올라 전체 산업 생산은 1.1% 증가했고, 설비투자(7.8%)가 회복 추세라는 점이 정부가 낙관하는 근거다. 그러나 소매판매(-1.3%)는 좋지 않고, 현재와 미래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모두 전월 대비 0.1%포인트 떨어졌다. 9월 소비자심리, 기업심리 실적도 전월비 0.8%포인트, 1.3%포인트 낮아져 체감경기는 악화하는 양상이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앞서 '경제동향 10월호'를 통해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내수를 두곤 7월부터 정부와 엇박자다. 지난해부터 누적된 건설수주 감소가 시차를 두고 파급되면서 4개월 연속 하락세가 커지고 있는데, 단기간 해소되긴 어려운 문제여서 앞으로도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취지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내수가 조금씩 더 좋아질 것이라는 건 수치상으로 나타나고 KDI 분석과 방향성 자체는 동일하나 표현의 차이"라며 "연말 지표에 따라 표현이 좁혀질 수 있다"고 봤다.
세계 경제와 관련, 정부는 교역 개선과 미국 금리인하 등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전환으로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역별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지역 분쟁 확산 우려 등 지정학적 위험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 주요국 경기둔화 우려 등 불확실성도 상존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