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 금리인하기, 침체 없이 금융 여건 좋아질 것"

입력
2024.10.18 15:00
10월 금통위 이슈 분석 자료
"과거 위기 없이 선제 인하 땐
금융·실물 모두 안정적 흐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번 금리 인하기에 미 경제가 침체 없이 연착륙하면서 금융 여건이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한국은행 진단이 나왔다.

한은은 3년 2개월 만의 금리 인하를 결정한 10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검토된 ‘과거 미 연준의 금리 인하기 금융여건 추이 및 평가’ 이슈 분석을 18일 공개했다. 국제국 국제총괄팀이 1995년 이후 미국 금리 인하 시기를 △경기 둔화 및 신흥시장국 외환위기에 따른 1기(1995~1998년) △’닷컴 버블’ 붕괴 때인 2기(2001~2003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3기(2007~2008년) △미·중 무역분쟁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진 4기(2019년)로 나눠 비교한 자료다.

분석 결과 1·4기와 2·3기가 각각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1·4기는 뚜렷한 경제·금융위기 징후 없이 경기 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금리를 내린 시기였다. 금리 인하가 시작된 후 두 시기 모두 주가가 상승하고, 신용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도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면서 금융 여건이 좋아졌다. 또 금리를 큰 폭으로 내리지 않고도 실물 측면에서 성장률이 다시 상승 추세로 돌아섰고, 실업률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반해 2·3기는 위험 발발에 따라 금리를 빠르게, 많이 내렸음에도 금융 여건 개선이 상당 기간 지연됐다. 주가 등이 오르는 듯하다 금리가 일시 동결된 기간 중 다시 나빠진 점도 판박이였다. 특히 2008년 말에는 제로(0)금리에 도달했는데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하면서 금융 여건 악화가 지속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번 금리 인하 주기는 위기 전 선제 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1·4기 사례에 가깝다는 결론이다. 실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주가와 신용스프레드 등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고도 덧붙였다. 보고서는 “선제적 금리 인하 효과로 금융 여건이 안정되고 고용 상황도 양호한 수준에서 유지되는 등 경기 침체가 발생하지 않고 금리 인하기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빅테크 기업 주가의 급격한 조정과 상업용 부동산 대출 취약성 등 잠재 위험 요인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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