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20% 턱걸이... 신뢰없는 국정운영은 외침일 뿐

입력
2024.10.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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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4·10총선 이후 6개월째 20%대에, 최근 두 달은 취임 후 최저 수준인 2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10·16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두 곳의 텃밭을 지키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는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거둔 성적표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에선 지지율이 정상적 국정운영이 가능할지 의심스러울 지경인데, "많은 저항이 있지만 4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한 윤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말문이 막힌다.

어제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2%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 기준으로 취임 이후 최저치인 20%(9월 2주)보다 높지만, 8월 5주 이후부터는 20~23% 사이에 갇힌 상태다. 인구가 가장 많은 인천·경기에선 18%, 서울 24%였다. 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수도권 민심이 최악인 상황이다. 이번 재·보선의 최대 이슈였던 김건희 여사 문제는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 중 경제·민생·물가에 이어 두 번째였다. 야권이 추진하는 김 여사 특검법 찬성 여론은 63%에 달했고, 보수층에서도 특검법 찬성(47%)과 반대(46%)가 팽팽했다.

상황이 이럴진대, 용산 대통령실에선 위기의식을 전혀 찾을 수 없다. 윤 대통령은 재·보선 이튿날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한 한 대표의 3대 요구에는 침묵한 채, 바르게살기운동 행사에 참석해 4대 개혁 완수를 강조했다. 의료개혁의 경우, 추석 연휴 전후 기대를 모았던 여·야·의·정 협의체가 정부의 고집으로 헛바퀴만 돌다 무산됐다. 이처럼 정부의 개혁 과제가 아무리 명분이 있다고 한들 국민 지지와 정교한 전략이란 추진 동력이 없으면 메아리 없는 외침일 뿐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저조한 이유는 국민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공정·상식을 내세워 집권했지만 도이치모터스·명품백 사건, 명태균씨 폭로 등 김 여사 문제에는 입을 닫거나 하루 만에 들통날 거짓 해명으로 일관했다. 용산이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다음 주 초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최고통치권자인 대통령의 영(令)을 다시 세우려면 김 여사 문제에 분명히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