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은 소비자 구매 확정 후 20일 이내 판매대금을 입점업체에 정산해줘야 한다. 판매대금 절반 이상을 금융기관 등에 예치해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는 의무도 부과된다. 제2의 '티메프(티몬·위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이 같은 내용의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방안을 발표했다. 법 적용 대상은 국내 중개거래수익(매출액) 100억 원 이상 또는 중개거래규모(판매금액) 1,000억 원 이상인 온라인 중개거래 사업자로 한정했다.
앞서 대상 사업자 규모로 '매출액 1,000억 원 이상 또는 판매금액 1조 원 이상'도 고려됐으나, 대상 폭을 좁게 설정하면 주요 플랫폼이 제외되는 공백이 발생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단 점이 고려됐다. 특히 문제의 티메프가 최근 재무상황 악화로 적용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상 확대가 필요했다.
구매확정일로부터 20일 이내 판매대금을 정산케 한 규정의 경우, 그외 10일과 30일도 논의됐다. 10일은 상당수 사업자가 기존 정산시스템을 변경해야 해 업계 부담이 컸고, 30일은 오히려 건전한 관행을 갖고 있던 다수 사업자의 정산 기간을 후퇴시킬 염려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상품, 용역 유형과 결제 수단에 따라 대금 흐름 차이가 있는 점을 반영해 예외도 뒀다. 숙박·여행·공연 등은 소비자가 실제 이용하는 날을 기준으로 10일 이내 정산해야 한다. 모바일 소액결제 등은 대금을 받는 시점이 늦어지는 것을 고려해 수령일에서 3영업일 이내 정산하도록 했다.
이커머스가 직접 판매대금을 받으면 그중 50% 이상을 금융기관에 별도 예치하거나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해 관리해야 한다. 100% 별도관리케 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일부 사업자들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는 점을 감안했다.
별도관리되는 판매대금은 상계·압류할 수 없고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지도 못한다. 이커머스가 파산해도 해당 판매대금은 입점사업자에 우선 지급하도록 명시했다. 거래관계의 공정성·투명성 확보를 위한 계약서 작성·교부, 표준계약서 사용 등 서면 관련 의무도 부과할 예정이다.
새로운 규제에 대비할 수 있도록 개정안 공포 후에도 1년을 유예한 뒤 시행할 계획이다. 경과 규정을 마련해 법 시행 후 단계적으로 판매대금 정산기한을 단축(40일→30일→20일)하고, 별도관리 비율(30%→50%)도 점진 증가시킬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