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풍 옷이 '한복'이라고..." 호주 전쟁기념관 전시물 논란

입력
2024.10.18 11:00
"한국전쟁 때 어린이 옷으로 '중국 양식' 전시"
서경덕 "잘못된 한복 정보 빨리 시정해야"

호주 전쟁기념관이 중국풍 옷을 '한국 전통 의상'이라며 전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7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캔버라에 위치한 호주 전쟁기념관에서 한국전쟁 당시 어린이 옷을 태극기와 함께 전시하고 있는데, 중국풍 옷을 한국 어린이 전통 의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면서 전시물 사진을 같이 올렸다. 사진을 보면 전시된 태극기 앞에 중국 전통 의상 중 하나인 치파오의 상의를 연상하게 하는 옷이 함께 걸려 있다.

서 교수는 해당 전시물은 "최근 한 누리꾼이 직접 방문해 제보를 해줬다"고 주장하며 "한복 전문가들과 상의해 본 결과 중국풍 의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호주의 주요 국가기념관이자 해외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에 이런 오류를 방치해선 안 되기에 즉각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적었다.

서 교수는 항의 메일에 '지금 전시되고 있는 옷은 깃과 소매의 재단방식, 색의 배합, 자수 등이 한국의 전통 방식이 아닌 중국 양식의 의상'이라고 설명하고 호주 및 해외 관람객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이른 시일 내에 시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한복도 자신의 문화라고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는 중"이라며 "이럴수록 전 세계에 한복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빠르게 시정하고 더 알려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중국은 한복을 '조선족 복식'이라는 명칭으로 우리보다 14년 먼저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한 상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08년 한복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한 반면, 한국은 2022년에야 한복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조선족이 등장한 것이 논란이 되자 우리 정부가 뒤늦게 지정한 것이다.


윤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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