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북한이 러시아에 1만 명을 파병할 준비를 하고 있고, 일부 군인들은 이미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배치됐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 뒤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지상군과 기술자 등 여러 종류의 인력을 모두 합해 총 1만 명을 준비 시키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일부 장교들은 이미 러시아에 점령 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배치됐다"고 말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매체들도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1만 명에 달하는 병사와 인력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 15일 키이우포스트 등은 우크라이나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가운데 3,000명 가량은 러시아 제11공수돌격여단 산하 '부랴트 특수 대대'에 편성돼 전투 훈련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18명이 탈영을 했다는 보도도 우크라이나 매체에서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군 파병에 대해 "러시아의 병력 손실을 메우기 위한 조치"라며 "러시아 내 군 동원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 다른 국가를 동참시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도 러시아에 무인기(드론)과 미사일을 줬지만 공식적으론 인력을 지원하진 않았다"며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러시아는 "허위 정보"라며 북한군 파병설을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 매체 브즈글랴드는 16일 "우크라이나 분쟁에 북한이 개입했다는 '신화'가 우크라이나 정권에 필요했다"는 콘스탄틴 돌고프 전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의 말을 전했다. 북한의 무기 제공 의혹을 꾸준히 부인해온 크렘린궁(대통령실)도 북한군 파병설을 '가짜 뉴스'라며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