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판서 압수한 현금 횡령한 현직 경찰 구속...전국 경찰서 긴급 점검

입력
2024.10.17 22:06
강남서 소속 현직 경찰, 절도 혐의로 구속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현금 등 수억 원 상당의 금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관이 17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절도 혐의를 받은 정모 경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인 정 경장은 지난 6월부터 이달 초까지 수사과에서 압수물 관리 업무를 하면서 불법 도박 사건 등에서 압수한 현금 약 3억 원을 수차례에 걸쳐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강남서는 압수물 현황을 살피던 중 액수가 맞지 않은 점을 수상히 여기고 추적에 나섰다. 이후 정 경장이 압수물을 몰래 가로챈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14일 사무실에서 그를 긴급 체포한 뒤 직위 해제했다.

최근 현직 경찰관이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금품을 가로채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전날 서울 용산경찰서 강력팀 소속 A경사는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압수한 금품 수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이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8일부터 25일까지 전국 경찰서를 상대로 압수물 관리 실태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수본 관계자는 "압수된 현금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압수물 관리 절차 등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연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