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제철소와 맞닿은 135만㎡ 너른 바다에 수소환원제철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철을 만드는 수소환원제철은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신산업 기술로 꼽힌다.
이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등과 포스코 인재개발원을 찾아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사업 관련 애로 사항 청취 등 관계 부처 합동 간담회를 열었다. 부지 조성 예정지와 2제강공장 등 현장 시찰도 이어졌다.
20조 원 규모 수소환원제철 사업이 내년 6월 착공할 수 있게 된 건 정부가 앞서 발표한 투자 활성화 대책을 이행, 행정절차를 대폭 단축한 결과다. 해상교통안전진단을 면제해 6개월을 앞당겼고, 환경영향평가와 매립 기본계획 반영 절차를 신속히 추진해 추가로 2개월, 3개월씩 단축했다.
2050년 완공하면 전남 광양 수소환원제철 사업과 함께 총 40조 원의 투자 효과는 물론, 철강 탄소중립에도 다가갈 수 있을 전망이다. 최 부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내수 경제 활성화와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구축,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이 투자 분야"라며 "건의 사항과 개선 과제를 적극 검토해 다음 달 3차 투자 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정부는 두 차례 투자 활성화 대책을 통해 포스코처럼 각종 규제와 행정절차 등으로 인해 진행하지 못하던 사업을 지원해 총 93조 원 규모의 기업투자를 끌어냈다. 포스코는 이번 저탄소 생산체제 전환 사업을 포함해 이차전지, 신재생 에너지 등에 2030년까지 73조 원대 투자를 할 계획이다. 기후 대응,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친환경 투자 촉진을 위해 녹색금융자금을 올해 6조 원에서 내년 9조 원으로 확대하고, 2조 원 수준의 탄소중립 핵심기술 연구개발(R&D) 재정 지원도 2조2,000억 원으로 늘린다. 기업이 자유롭게 배출권을 운용할 수 있도록 이월 규제, 변동성 관리 체계 등 제도 개선도 연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해외투자자의 국내 국채 수요가 커질 것을 고려해 녹색국채 발행도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독일·영국 등 주요국이 이미 발행하고 있는 녹색국채는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 사업에 지출하도록 한정한 국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