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보란 듯 최강 폭격기 B-2 띄웠다... "후티 무기고 연쇄 타격"

입력
2024.10.17 18:16
후티 공격에 스텔스 폭격기 투입
"이란 핵 시설 염두 무기로 경고"
이스라엘은 가자 구호품 찔끔 허용
미 "가자 '굶주림 정책' 주시할 것"

미국이 16일(현지시간) 이란의 대리 세력인 예멘의 후티 반군에 대규모 공습을 실시했다. 장거리 스텔스 전략폭격기 B-2까지 처음으로 동원해 후티의 무기고를 연쇄 타격했다. 후티에 대한 군사 압박 강화는 사실상 이란에 강력한 경고를 날린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 후티 반군 무기고 공습

미 국방부는 이날 "미군이 후티 반군 통제 지역에 있는 지하 무기고 5곳을 정밀 폭격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 미 현지 언론은 전했다. 후티가 운영하는 매체 알마시라TV도 예멘 수도 사나 주변에서 공습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사상자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

미군은 이번 공습에 전략폭격기 'B-2 스피릿'을 투입했다. 미군이 후티를 겨냥한 공습에 B-2 스피릿을 동원한 건 처음이다. B-2 스피릿은 미군 최강 '벙커 버스터'(지하 시설 파괴용 폭탄)로 불리는 'GBU-57 MOP' 탑재가 가능한 유일한 군용기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B-2 폭격기가 후티 반군 공습에 사용된 데 대해 "미국의 글로벌 타격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후티를 지원하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왔다. AP는 "B-2는 미국이 포르도나 나탄즈 같은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할 때 사용될 것으로 보이는 폭격기"라며 "후티의 주요 후원자인 이란에 대한 경고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NYT도 "이란의 지하 핵 시설을 공격할 유일한 폭격기를 이례적으로 사용한 것은 이란을 염두에 뒀다는 신호"라고 짚었다.


국제사회, 이 '굶주림 정책' 예의주시

또 다른 친(親)이란 무장 정파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 시청 청사가 피해를 입어 아마드 카힐 시장을 포함해 5명이 숨졌다.

최근 이스라엘군 공격에 부상자가 잇따라 발생한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은 또 이스라엘군 탱크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UNIFIL은 "이스라엘방위군(IDF) 탱크가 평화유지군 감시탑을 향해 고의적으로 포격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UNIFIL을 목표물로 삼아 공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구호 물품이 끊긴 가자지구의 비명도 계속되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간 업무 조직 민간협조관(COGAT)은 이날 요르단에서 식료품과 의료품 등을 싣고 온 구호 트럭 50대가 가자 북부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이 향후 30일 이내 가자의 인도적 위기 해결을 위한 조치를 요구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 경고는 이어지고 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굶주림 정책'을 펴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 "국제법 및 미국 법에 따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외신은 이스라엘 내각 극우 강경파 인사들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제거를 위해 가자 내 구호품 공급을 차단하는 '굶주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