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17일 의대 증원 계획과 관련해 "2,000명을 증원해도 5년 이후부터 굉장한 의사 부족 현상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2026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 논의는 가능하지만 내년도 정원 조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2035년에는 1만650명(의 의사가) 부족하다"며 "(여기에 고령 의사의 생산성 감소, 은퇴 연령 등을 적용해) 현실성 있게 가정하면 1만 명이 아니라 굉장히 그보다 많은 숫자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근거로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결과를 인용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도 전국적으로 5,000명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10년 후에는 1만 명이 아니라 2만 명 가까운 수가 부족하다고 이해하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앞서 2,000명 증원 필요성을 수차례 반복해왔다. 이날의 설명은 지난 10일 대통령실과 의료계가 처음으로 연 토론회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당시에도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2,000명 증원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의료계에선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느냐"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울대, KDI 연구가 공통적으로 '35년이면 의사가 1만 명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다만 이 부족한 의사 인력을 어떤 방식, 어떤 규모로 채울지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고 정부가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2025학년도 대입전형을 수정할 수 없단 입장도 재확인했다. 의료계 일각에서 '법령의 제·개정이나 천재지변, 학과의 구조 개편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 입시 전해 5월 말까지 반영할 수 있다'는 조항을 들고 있지만, 이 관계자는 "바꾸려면 올해 5월 말까지 해야 하므로 지금 바꾸자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이 조항을 근거로 2026학년도 정원을 바꾸는 것을 논의해 보자는 것은 성립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한 의료 공백 우려와 관련해 "겨울철을 굉장히 어려움이 있을 시기로 예상하고 있다"며 "호흡기 질환자, 심뇌혈관 질환자, 감염병에 대응한 비상 대책을 별도 준비 중이고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