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에 진을 치고 선거를 이끌었다. 부산 금정 선거 승리는 한 대표 개인기가 다했다."
17일 부산 금정구청장 재보궐선거 승리를 두고 부산에서 선거활동을 했던 여권 관계자가 한 얘기다. 당내에선 "한 대표가 부산 금정에서 유세에 나서면 주민들이 모여들었다.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 같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61.05%, 김경지 민주당 후보가 38.96%를 얻어 윤 후보가 낙승했다. 득표율 격차는 22.09%포인트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금정구 득표율 차이는 13.78%포인트다. 국민의힘이 부산 18개 지역 중 17개 지역에서 승리했던 지난 4월 총선보다, 이번 선거에서 격차가 더블스코어로 커진 셈이다.
예상 밖 결과다. 금정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 야당의 후보 단일화에 ‘김건희 리스크’를 고리로 정권심판론 공세가 거세지면서 여권 내부에서도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우려가 팽배했을 정도다. 이에 한 대표는 여섯 차례 금정을 찾아 ‘도보 유세’ ‘1박2일 유세’ 등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여권 관계자는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은 '어느 진영의 지지자가 더 투표를 하게 만드느냐'의 싸움"이라며 "결과를 놓고 보면 한 대표가 대통령실과 충돌하면서 각을 세우자, 보수 표심이 '한동훈 지키기'에 나선 것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한 친한계 의원은 이날 "한 대표가 금정에 집중한 12일부터 보수 결집 분위기로 감지됐다"며 "현장 유세 때마다 '임팩트'가 상당했다"고 말했다.
같은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지만, 한 대표가 금정보다 방문횟수가 적었던 인천 강화군수 선거 결과와 비교하면 '한동훈 효과'가 더 선명해진다. 강화군수 선거에서는 박용철 국민의힘 후보가 50.97%, 한연희 민주당 후보가 42.12%를 득표했다. 득표율 격차는 8.85%포인트다. 국민의힘 후보가 60.89%, 민주당 후보가 36.94%를 득표했던 지난 4월 총선과 비교하면 격차가 15%포인트 정도 줄었다.
국민의힘 출신 안상수 무소속 후보가 5.3%를 득표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난 총선과 비교해 접전이 벌어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한 대표가 부산 금정은 여섯 차례 방문해 총력전을 펼쳤고, 인천 강화에는 두 차례만 방문해 지지층 집결 수준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친윤계는 한동훈 효과가 '전부는 아니다'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친윤계 권성동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지도부도 나름의 역할을 해서 방어를 잘했다"고 했다. 권 의원은 다만 "인천 강화와 부산 금정은 전통적으로 우리 당의 텃밭"이라며 "국회의원들이 공천을 잘했고, 선거 캠페인을 잘 벌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