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 부는 사나이 같았다"는 한동훈... 6번 방문 부산 금정 22%p 차 압승

입력
2024.10.17 18:30
2번 방문한 인천 강화는 8%p 차로 비교
"한동훈 현장 가자 지지율 올랐다" 평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에 진을 치고 선거를 이끌었다. 부산 금정 선거 승리는 한 대표 개인기가 다했다."

17일 부산 금정구청장 재보궐선거 승리를 두고 부산에서 선거활동을 했던 여권 관계자가 한 얘기다. 당내에선 "한 대표가 부산 금정에서 유세에 나서면 주민들이 모여들었다.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 같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보수층 '한동훈 지키기' 나섰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61.05%, 김경지 민주당 후보가 38.96%를 얻어 윤 후보가 낙승했다. 득표율 격차는 22.09%포인트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금정구 득표율 차이는 13.78%포인트다. 국민의힘이 부산 18개 지역 중 17개 지역에서 승리했던 지난 4월 총선보다, 이번 선거에서 격차가 더블스코어로 커진 셈이다.

예상 밖 결과다. 금정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 야당의 후보 단일화에 ‘김건희 리스크’를 고리로 정권심판론 공세가 거세지면서 여권 내부에서도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우려가 팽배했을 정도다. 이에 한 대표는 여섯 차례 금정을 찾아 ‘도보 유세’ ‘1박2일 유세’ 등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여권 관계자는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은 '어느 진영의 지지자가 더 투표를 하게 만드느냐'의 싸움"이라며 "결과를 놓고 보면 한 대표가 대통령실과 충돌하면서 각을 세우자, 보수 표심이 '한동훈 지키기'에 나선 것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한 친한계 의원은 이날 "한 대표가 금정에 집중한 12일부터 보수 결집 분위기로 감지됐다"며 "현장 유세 때마다 '임팩트'가 상당했다"고 말했다.


인천은 오히려 지지세 줄어... '수도권 민심' 확인

같은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지만, 한 대표가 금정보다 방문횟수가 적었던 인천 강화군수 선거 결과와 비교하면 '한동훈 효과'가 더 선명해진다. 강화군수 선거에서는 박용철 국민의힘 후보가 50.97%, 한연희 민주당 후보가 42.12%를 득표했다. 득표율 격차는 8.85%포인트다. 국민의힘 후보가 60.89%, 민주당 후보가 36.94%를 득표했던 지난 4월 총선과 비교하면 격차가 15%포인트 정도 줄었다.

국민의힘 출신 안상수 무소속 후보가 5.3%를 득표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난 총선과 비교해 접전이 벌어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한 대표가 부산 금정은 여섯 차례 방문해 총력전을 펼쳤고, 인천 강화에는 두 차례만 방문해 지지층 집결 수준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친윤계는 한동훈 효과가 '전부는 아니다'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친윤계 권성동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지도부도 나름의 역할을 해서 방어를 잘했다"고 했다. 권 의원은 다만 "인천 강화와 부산 금정은 전통적으로 우리 당의 텃밭"이라며 "국회의원들이 공천을 잘했고, 선거 캠페인을 잘 벌였다"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