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맘스터치, '라오스'에 꽂힌 이유…①맞수 적고 ②경제 꿈틀 ③한국인 거상

입력
2024.10.20 12:00
라오스 진출 기업, 올해 연이어 나와
인구 젊어 경제 성장·소비 잠재력 커
산업 초기 단계라 경쟁 상대 적어
"코라오와 손잡으면 문턱 낮아져"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맘스터치가 올해 들어 연이어 라오스 진출을 선언했다. 유통 기업, 식품 프랜차이즈마다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긴 하나, 세 회사는 왜 비교적 작은 시장인 라오스로 향할까. 동남아시아 주요국보다 적은 경쟁 상대, 라오스 최대 기업인 한국계 코라오그룹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일본 1개, 몽골 8개, 태국 6개 매장을 두고 있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는 추가 공략 국가를 라오스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맘스터치는 15일 서울에서 코라오그룹과 라오스 진출을 위한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맺었다. 2025년에 라오스 수도인 비엔티안에 5개 매장, 10년간 50개 매장을 여는 게 목표다.

신세계백화점도 7월 말 코라오그룹과 신세계팩토리스토어의 현지 진출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내년 1호 매장에 이어 10년 동안 10호점까지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신세계팩토리스토어는 신세계백화점이 전국 각 점포 입점 업체에서 채 팔리지 못한 이월 상품을 사들여 30~80% 할인가에 판매하는 아웃렛이다. 신세계백화점의 해외 사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 역시 이보다 앞선 2월 코라오그룹과 협업해 라오스에 점포를 세우기로 했다. 세 기업 모두 코라오그룹에 현지 운영을 맡기는 낮은 단계의 해외 진출로 비용을 아끼면서 브랜드는 확장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인구 젊고 산업 태동, '블루 오션' 라오스




사실 라오스는 국내에 낯선 나라다. 2014년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 촬영 장소로 나와 여행지로 뜨긴 했으나 한국과 접점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국내 회사들이 최근 들어 라오스에 주목하는 건 인구는 젊은 반면 유통, 식품 산업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2023년 통계를 보면 라오스는 전체 인구 766만5,000명 중 64세 이하가 95%다. 고령화에 따라 인구 구조가 역삼각형 형태인 한국과 정반대로 경제를 발전시키고 지갑을 열 젊은 사람이 풍부하다.

산업이 성숙하지 않아 경쟁 상대가 적은 면도 라오스에 뛰어들기 좋은 여건이다. 라오스 최대 도시 비엔티안에도 대형마트, 아웃렛이 없고 현지인들은 대부분 상품을 전통시장, 동네 가게에서 구매한다고 한다. 햄버거 프랜차이즈도 맥도널드, 버거킹 등 글로벌 회사는 진출 전이고 2015년 사업을 개시한 롯데리아 운영 매장 6개 정도가 전부다. 이미 많은 한국 기업이 활약하고 있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국과 비교해 라오스가 '블루 오션'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맘스터치가 파트너로 선택한 코라오그룹도 이 기업들이 라오스로 간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을 뜻하는 코리아와 라오스의 합성어인 코라오그룹은 한국인 오세영 회장이 현지에서 최대 기업으로 일궜다. 코라오그룹은 자동차 판매업으로 시작해 건설, 금융에 이어 최근 식품·유통까지 확장했고 인접국인 미얀마, 캄보디아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선 코라오그룹을 통하면 현지 정착이 수월하고 다른 국가 진출도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

라오스 사정을 잘 아는 유통업계 관계자는 "라오스는 공산당 체제라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국가이나 코라오그룹과 손잡으면 그 문턱이 낮아진다"며 "여러 국가와 맞닿아 있는 라오스에서 인지도를 잘 쌓으면 동남아에서 뻗어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