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세대교체' 희망 준 엄지성, 결국 최대 6주간 아웃...11월 A매치 합류도 불투명

입력
2024.10.17 11:07
스완지시티 "엄지성, 무릎 부상으로 6주 결장할 것"
광주FC서 이적 후 주전 자리 꿰차고 대표팀도 발탁
대표팀 '조기 하차' 등...커리어 제동 걸려

한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의 후임자로 낙점돼 세대교체 가능성에 희망을 준 해외파 엄지성(22·스완지시티)이 결국 한 달 이상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11월 A매치 합류도 불투명하다.

엄지성의 소속팀 스완지시티(잉글랜드 2부리그)는 17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엄지성이 국가대표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6주 동안 결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엄지성은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가 태클 후 어색하게 그에게 착지하며 부상을 입었고, 스완지로 돌아와 상태를 평가한 결과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엄지성은 지난 10일 요르단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무릎 부상을 입었다. 이날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부상으로 빠진 손흥민을 대신해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했으나, 전반 두 차례나 요르단의 거친 수비에 넘어져 발목 부상을 입고 부축돼 나왔다. 전반 23분 엄지성이 교체 투입돼 빠른 발을 바탕으로 돌파 능력을 보여주며 차기 '손흥민 후임자'로 눈도장을 받았다.

그러나 엄지성 역시 후반 시작한 지 6분 만에 배준호(스토크시티)와 교체돼 나왔다. 거친 수비에 무릎에 이상을 느껴 주저앉았고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퇴장했다. 엄지성은 경기가 끝난 뒤 목발을 짚은 채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게 목격됐다. 결국 황희찬과 함께 이라크와 4차전에 출전하지 못한 채 대표팀에서 '조기 하차'했다.

사실 홍명보호는 이번 10월 A매치에서 손흥민(토트넘)의 빈자리로 고민이 깊었다. 손흥민이 지난달 27일 가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1차전에 선발 출전했으나 몸에 이상을 느끼고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이후 왼쪽 허벅지 뒤쪽 근육(햄스트링) 부상으로 확인돼 소속팀 경기는 물론 10월 A매치에 결장하게 됐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명단에 손흥민을 포함시켰다가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손흥민과 토트넘의 결정에 대체자로 홍현석(마인츠)을 발탁했다.

손흥민의 공백은 황희찬과 엄지성, 배준호가 잘 메워주며 세대교체 가능성을 확인했다. 부상이라는 악재가 전력 손실로 이어지긴 했지만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했다는 것만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엄지성 개인으로선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광주FC에서 스완지시티로 이적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차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10월 A매치 대표팀 명단에도 포함돼 승승장구를 예약했다. 그러나 대표팀에서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인해 커리어에 제동이 걸렸다.

아울러 11월 쿠웨이트(14일), 팔레스타인(19일)과의 월드컵 3차 예선 B조 5, 6차전에 합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좋은 흐름을 타고 있던 엄지성에겐 요르단과의 경기가 뼈아프게 됐다.

루크 윌리엄스 스완지시티 감독은 "엄지성은 우리에게 기대감을 주는 선수"라며 "곧 재활을 시작할 예정이며, 장기적인 문제 없이 완전히 회복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