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0·16 재보궐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 부산 금정 수성에 성공하면서 한동훈 당대표에게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만약 한 대표가 선거에서 패배했다면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도 없고 오늘 이미 친윤, 대통령실에서 나가라고 와글와글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박 의원은 "부산, 강화에서 이겨 한 대표가 힘을 받았다. 독대를 하건 안 하건 (대통령실과) 한번 붙을 것으로 본다"며 한 대표가 앞으로 대통령실에 더 강한 주문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의원의 예상대로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여사가 대선 당시 약속처럼 대외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대통령실에서 김 여사와 관련해 인적 쇄신이 시급하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한 대표가 (그간) 김 여사에 대해 계속 수위를 높여가면서 공격을 했다"며 "만약 민주당이 4대 0으로 이겼으면 김 여사는 살고 (한 대표는 죽는데) (두 곳 승리로) 한 대표는 살고 김 여사가 죽었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특히 명태균 때문에 특검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며 "김건희 특검 하나만 다시 법안을 낸다면 한 대표가 찬성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재보궐선거를 계기로 승기를 쥔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김 여사에 대해 죽었다고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김 여사와의 사적 대화를 폭로한 명태균씨의 '대선 경선 여론조사 조작' 의혹까지 총망라한 김건희 특검법을 재발의했다.
친윤계 중진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이 선거로 한 대표에게 유리한 국면이 됐다고 평가했다.
권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인터뷰에서 "정부, 여당 지지율이 저조해서 텃밭에서 이변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이 공천을 잘했고, 선거 캠페인을 잘 벌였고, 당 지도부도 나름의 역할을 해서 방어를 잘했다"고 평가했다.
권 의원은 "한 대표에 대한 리더십 평가가 좀 우호적인 것을 어떻게 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당대표 자리는 선거에서 승리해야 좋은 평가를 받는데, 두 곳 승리했지만 일단은 방어를 잘했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약에 선거에서 패배했으면 또 다른 비판이 나올 수 있었는데, 그걸 봉쇄할 수 있었던 점에 대해서는 한 대표한테 유리한 국면이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 대표가 선거기간 김 여사와 대통령실을 향해 변화와 쇄신을 요구한 것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겠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지역 선거는 지방 일꾼을 뽑는 선거 아니냐. 지방선거, 특히 국회의원 선거도 아닌 행정기관의 장을 뽑는 선거였어서 (중앙 정치가)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총선을 앞둔 전초전의 성격이었지만, 이번엔 총선이 끝난 후에 지방행정기관의 수장을 뽑는 선거였기 때문에 그때와 지금과는 좀 상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