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테마파크 운영사인 월트디즈니컴퍼니(이하 디즈니)가 미국에서 운영 중인 두 개 테마파크에서 줄 설 필요 없이 모든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티켓이 나온다. 입장권과는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그런데 최고 가격이 478.19달러(약 65만 원)에 달해 적절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디즈니는 '라이트닝 레인 프리미어 패스'라는 이름의 패스트트랙 티켓을 캘리포니아주(州) 디즈니랜드와 플로리다주 디즈니월드에서 이달부터 판매한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패스 소지자는 해당 놀이공원 내에서 라이트닝 레인이 설치된 놀이기구들을 한 번씩 바로 입장해 탈 수 있다. 디즈니는 지금도 라이트닝 레인 패스를 판매 중인데, 기존 패스는 몇 개의 놀이기구에만 적용되고 탑승 예정 시간을 애플리케이션으로 예약해야 한다.
새 패스트트랙 티켓은 이용에 조건을 없앤 대신 가격을 높여 잡았다. 기본적으로 방문 날짜와 수요에 따라 가격이 바뀌는데, 디즈니월드의 경우 137.39~478.19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다. 디즈니랜드에서는 연말까지 400달러에 판매되며, 내년부터는 300~400달러 사이에서 변동될 것이라고 한다. 디즈니랜드 입장권이 최저 104달러(약 14만2,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입장권보다도 3배 이상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얘기다.
디즈니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는 취지에서 새 패스트트랙을 도입했다는 입장이다. 시간을 아끼는 데 기꺼이 돈을 더 지불할 의향이 있는 이들에게는 유용할 것이라는 게 디즈니의 설명이다. 유니버설스튜디오 등 경쟁사들이 무제한 패스트트랙을 이미 판매 중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찬반이 맞선다. 현재 디즈니월드 인기 놀이기구의 경우 2시간 이상 대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들도 있는 반면, "부유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격차를 더 키울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테마파크 가격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마우스세이버스의 운영자 돈 먼실은 새 패스에 대해 "디즈니가 출시하는 모든 새로운 것이 부유한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 사람들이 기분 나쁘게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놀이공원 패스트트랙은 지난해 한국에서도 "새치기할 권리를 돈 주고 사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며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