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이날 검찰이 발표한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불기소 처분'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특채 의혹' 수사를 놓고 여야간 날선 공방전이 펼쳐졌다.
검찰이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전부터 국정감사장인 대전고법에선 설전이 벌어졌다. 야권은 '검찰의 봐주기식 수사'라고 맹비난했다. 가장 먼저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김승원(수원갑) 민주당 의원이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잃고 권력의 하수인이 됐다"고 포문을 열었다. 같은 당 정청래(마포을) 위원장도 "불기소 발표는 장래 검찰을 해체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비판했고, 같은 당 이성윤(전주을) 의원은 "검찰의 무혐의 처분은 윤석열 기분을 맞추기 위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검찰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방어막을 쳤다. 주진우(해운대갑)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김 여사 사건에 이미 답을 정해놓고 공격만 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송석준(3선·이천) 의원도 "중앙지검 결정 사안을 법원 국감에서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문재인 정부 때도 탈탈 털었지만 기소도 못 했다. 세심하게 조사한 (검찰 수사)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장소를 대전고검으로 옮겨 대전·광주고검 등 7개 검찰청 국감에선 전주지검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특채 의혹' 수사를 놓고 또다시 설전이 펼쳐졌다.
이성윤 의원은 "검찰의 수사는 스토킹 수준으로, 수사권을 남용한 대표적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전현희 의원도 "검찰은 야당과 전 정권에 대해서는 무시무시한 칼날을 휘두르고, 인권을 무시한 수사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며 "검찰이 전 정권에는 가혹하고, 살아있는 권력에는 솜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고 동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내로남불' 운운하며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주문했다. 박준태(비례)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두고 '대통령 예우하지 말고 그냥 피의자처럼 다루면 된다'고, 이재명 대표는 '적폐 청산이 정치보복이라고 하면 맨날 해도 된다'고 했는데 막상 본인들이 수사받으니까 정치보복이라고 한다"며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비꼬았다. 송석준 의원은 "대한민국 검찰은 근거 없이 법률이 정한 범위와 규정을 넘어서 절대 무리한 수사하지 않는다"며 "흔들림 없이 사법 정의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문 전 대통령 사위 특혜 의혹 수사를 이끌고 있는 전주지검 형사3부의 한연규 부장검사는 이날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았다. 박영진 전주지검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