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고 교도통신이 17일 보도했다.
교도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시작되는 야스쿠니신사 추계 예대제(가을 제사)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이시바 시게루' 명의로 '마사카키'(비쭈기나무)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지난 1일 총리로 취임한 이시바 총리는 추계 예대제 기간 중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이미 정해 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물은 봉납한 사실에 비춰, 야스쿠니신사 관련 행보는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와 같은 길을 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시다 전 총리는 재임 3년간 직접 참배하지는 않았지만 예대제 때마다 공물은 봉납했다.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신사에서 직접 참배한 것은 2013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마지막이었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1868년) 이후 내전 및 전쟁으로 숨진 일본인 246만6,000여 명을 추모하는 시설로, 합사자 중 90%가 태평양전쟁과 연관돼 있다.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으로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이곳에 합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