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고가 재학생들의 대규모 응원에 힘입어 전국체전 결승에 진출했다.
경남고는 16일 경남 진해야구장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야구 4강전에서 대구상원고에 4-2 역전승을 거뒀다. 부산 대표 경남고는 홈이나 다름 없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대규모 응원단을 구성했고, 경기장 분위기를 장악했다.
초반 주도권은 대구상원고가 잡았다. 대구상원고는 1회초에 4번 여동욱(키움)이 경남고 선발 이건호의 5구째 직구를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이동영(한화)이 4회 1사 후 마운드를 우완 이세민(NC)에게 넘겨주기까지 3.1이닝 동안 삼진 4개를 곁들여 퍼펙트 투구를 했다.
경기 흐름이 경남고로 흘러가기 시작한 것은 5회말 첫 안타 이후 진해야구장을 가득 채운 경남고 대규모 응원단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재학생 응원단의 함성, 찬스 때마다 교복을 벗어 던지며 만들어 내는 파도타기 응원, 시종일관 들려오는 경남고의 북소리는 상대 팀을 압박하기에 충분했다. 중전 안타 하나에 순식간에 뒤바뀐 구장 분위기는 대구상원고의 바뀐 투수 이세민을 흔들었다.
경남고 타선은 5회 유진준(2년)의 첫 안타 이후 7번 조동욱(2년)이 볼넷을 골라내며 잡은 2사 1·2루를 만들었다. 이어 8번 정문혁(2년)이 우중간을 꿰뚫는 2타점 동점 적시타를 날려 균형을 맞췄다. 이후 경남고는 6회, 7회 1점씩 추가하며 4-2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전광열 경남고 감독은 경기 후 "나도 경남고 선수 시절 응원 북소리를 들으며 전국대회를 치렀다"며 "선수들에게 우리를 응원하는 북소리다. '앞으로 수년이 지나면 저 북소리가 귓가에 메아리칠 수도 있다. 너희들을 응원하는 북소리이니 부담 갖지 말고 즐기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경남고의 결승 상대는 세광고를 8-4로 준결승에서 제압한 전주고다. 전 감독은 "전주고는 올해 최고의 팀"이라며 "정우주라는 최고의 투수도 결승전 출전이 가능하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고의 팀을 맞아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 없다"며 "객관적 전력은 전주고가 앞선다고 하나 야구공은 둥글다. 선수들이 실력 이상으로 해주고 있는 지금 응원단까지 힘을 더해주고 있으니 결승전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앞서 벌어진 전주고와 세광고의 준결승전은 세광고가 7회 4-5로 1점 차까지 추격하며 2사 만루의 기회를 만들었으나, 구원 등판한 정우주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전주고는 8회 3득점을 추가하며 쐐기를 박았다.
주창훈 전주고 감독은 "결승전까지 올라오면서 쉬운 경기는 단 한 경기도 없었다. 여기까지 올라온 이상 금메달을 목에 걸고 전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경남고의 대규모 응원단이 신경 쓰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주 감독은 "올해 전주고 선수들은 큰 경기 경험을 많이 했다. 그리고 정우주 선수는 국제대회 경험까지 있어서 상대팀 응원단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 결과로 이야기하겠다”고 자신했다.
마산야구장에서 펼쳐진 대학부 준결승 첫 경기에서는 연세대가 한일장신대에 12-1, 6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연세대 4번 김동주(2년)의 연타석 홈런 포함 장단 14안타를 퍼부으며 쉽게 결승전에 올랐다.
조성현 연세대 감독은 "선수들이 잘 해줘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부산과기대와 결승전은 필승하겠다"고 다짐했했다.
부산과기대는 영남대를 맞아 홈런 1개 포함 11안타를 터트리며 8-1, 7회 콜드게임으로 이겼다. 이로써 17일 연세대와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경남고(부산 대표)-전주고(전북 대표) 진해야구장 오전 10시
연세대(서울 대표)-부산과학기술대(부산 대표) 마산야구장 오전 10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