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호 감독, 퀴어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메가폰 잡은 이유

입력
2024.10.16 15:52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기자 간담회
허진호 감독,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연출 맡은 이유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등으로 한국 멜로 영화의 대가로 불리는 허진호 감독이 퀴어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의 연출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16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상영회와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허진호 감독·홍지영 감독·손태겸 감독·김세인 감독과 박상영 작가, 배우 남윤수 이수경 오현경 권혁 나현우 진호은 김원중이 참석했다.

작품은 작가 고영이 다양한 만남을 통해 삶과 사랑을 배워가는 청춘의 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다.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과 더블린 문학상과 최근 프랑스 4대 문학상 메디치상에 노미네이트된 소설이 원작이며 원작자 박상영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에피소드별로 허진호 홍지영 손태겸 김세인 감독이 1화 50분 분량, 감독당 2화씩 4개의 에피소드로 각각의 연출 스타일이 돋보이게 구성된 총 8화의 시리즈를 완성했다.

주인공 고영의 20대부터 30대는 '인간수업' '연모' '오늘의 웹툰' 등의 드라마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배우 남윤수가 맡았다. '신입사원'의 권혁이 고영의 첫 번째 사랑 남규 역을, 영화 '기적'으로 백상예술대상, 부일영화상을 수상한 이수경이 미애로 분한다. 드라마 '인간실격' '세작'으로 이름을 알린 나현우가 두 번째 사랑 영수 역을, 믿고 보는 명품 연기자 오현경이 고영의 엄마 은숙 역으로 나와 깊이감을 더한다. 진호은이 고영의 진실된 연애사를 장식하는 규호를 소화했고 톱모델 김원중이 비밀에 싸인 일본인 하비비 역으로 등장해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했다.

1, 2화 '미애'는 단편 '야간비행'으로 칸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3등상을 받은 손태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손 감독은 버팀목이 되는 연대와 가치에 초점을 맞췄다. 20대 초반의 고영과 미애는 맹렬히 사랑을 쫓는 철없는 몽상가들로 묘사되며 두 사람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준다. 보는 이들은 이 모습을 통해 위로와 연대의 가치에 대해 느끼게 된다.

3, 4화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은 '8월의 크리스마스'의 명장 허진호 감독이 연출했다. 허진호 감독은 엄마 은숙이 고영을 이해해나가는 이야기들을 다뤘다. 특히 오현경이 은숙을 맡아 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전달했다. 5, 6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결혼전야'의 홍지영 감독이 연출을 맡아 관계의 결 안에서 사랑이 지나간 자리의 흔적을 그렸다. 7-8화 '늦은 우기의 바캉스'의 김세인 감독은 청년의 보편적 정서와 대도시의 퀴어이기에 취득되는 감정과 경험에 집중했다.

이날 손태겸 감독은 동명의 영화을 언급했다. 극중 1, 2화가 영화와 같은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손 감독은 "우리 드라마는 경쾌함과 명랑함이 포인트다. 연대기적으로 봤을 때 고영의 어린 시기다. 원작에서도 발칙한 매력이 있다. 초반 다이내믹한 명랑함을 가져가야 에너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20대 초반 발랄한 에너지를 담아보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명의 영화가 있고 또 공개 시기가 비슷하다. 다양한 방식으로 텍스트가 알려지게 됐는데 방향과 톤앤 매너가 각각의 매력이다. 드라마가 멜로 라인이 더 두텁고 주안점을 둔 부분이다. 영화와 다른 매력이다. 원작, 영화, 드라마 각각 사랑 받길 바란다"라고 짚었다.

허진호 감독은 "원래 1, 2회차를 하고 싶었다"라면서 "어떻게 보면 짧은 영화 분량이다. 굉장히 재밌었다. 이전과 했던 방식과 익숙하기도 했다. 원작을 선택한 이유는 이들의 사랑이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다르지 않음을 다름으로 보는 엄마를 어떻게 이해할까. 수용되지 않더라도 인정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짧은 기간이었음에도 굉장히 소중했다"라고 전하며 의미를 되새겼다.

한편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오는 21일 티빙에서 전편 공개된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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