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문자 2000개 더 있다니.... 국가 위신 걱정된다

입력
2024.10.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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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브로커 명태균씨 말 한마디에 정치권이 뒤흔들리는 게 벌써 한 달째다. 명씨의 발언내용도 문제지만 설득력 없는 해명이 의구심만 키우며, 김건희 여사 문제를 국정 최대 리스크로 만들었다. 대통령실은 명쾌하게 반박·해명하지 못한다면 명태균 의혹의 전모를 밝히고 국민 이해를 구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 여사의 ‘오빠 카톡’이 정치권 이슈로 등장한 건 웃지 못할 우리 정치 현실이다. 명씨가 그제 공개한 대화에서 김 여사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지가 뭘 안다고’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명씨에게 오빠 대신 사과한다며 자신은 명씨를 완전히 의지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김 여사의 친오빠'를 지칭한 것이라 해명하자 여당에서조차 공개비판이 속출했다. 친한(친한동훈)계는 “그런 해명이 과연 먹힐까. 대통령 부인이 이런 표현을 할 수 있는지 당황스럽고 국민은 황당해할 것”(김종혁 최고위원)이라고 직격했다. '오빠’ 실체를 두고 진실공방을 벌이는 블랙코미디 같은 정치는 낯 뜨겁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 국가적 난제가 가득한 지금 국정난맥을 넘어 해외에서 어떻게 볼지 나라 체면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문제의 카톡 대화는 '오빠' 진위를 떠나 김 여사의 경박한 말투, 명씨와의 심상치 않은 이해관계를 보여주는 점에서도 충격적이다. 앞서 대통령실이 대통령 부부는 명씨를 두 번 만났다고 밝힌 해명 또한 거짓으로 드러났다. 김 여사가 사용한 날것의 언사는 과거 인터넷 언론에 “우리 남편은 바보다” “멍청해도 말을 잘 들으니 데리고 살지” 등 수두룩하게 공개됐었다.

더 큰 문제는 대통령 부인과의 대화내용이 중계방송되는 기이한 사태가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는 데 있다. 명씨는 CBS방송 인터뷰에서 논란의 문자 캡처가 2,000개 더 있고, 윤 대통령의 '체리따봉'도 있다는 식으로 추가 폭로를 예고, 대통령 부부를 향한 위협 강도를 높였다.

국민들은 볼썽사나운 사태가 조속히 해결돼 국정이 정상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김 여사가 국민에게 전모를 밝히고 정리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 민심이반이 어디까지 갈지 가늠키 힘든 지금이 중대 분수령이라는 걸 대통령실은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