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와 '친오빠'도 국감 부른다... 與 "스토킹 증인 채택이냐"

입력
2024.10.16 19:30
국회 운영위, 대통령실 국감 증인 채택
野 김 여사 의혹 인물들 위주 단독 의결
與 "스토킹 증인 채택이냐" 반발해 퇴장
'여당 추천 배제' 상설특검 개정안도 회부
與 "여야 합의 추천 위배하는 위헌 발상"

국회 운영위원회가 내달 1일 대통령실 국정감사 증인으로 김건희 여사와 오빠 김진우씨 등을 부르기로 의결했다. 이번 국감에서 김 여사에 대한 증인 채택은 국회 법사위에 이어 두 번째다. 이에 맞선 국민의힘은 당초 요구한 증인이 단 한 명도 반영되지 않자 "거야의 횡포"라고 반발하며 퇴장했다.

16일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의결된 증인·참고인은 총 33명이다. 모두 민주당 의원들이 신청한, 주로 김 여사 의혹과 연관된 인물들에 집중됐다. 먼저 김 여사의 친오빠인 김진우씨는 '대통령실 출입, 회의 참석 및 친인척 국정개입 의혹'을 명목으로 증인 명단에 올랐다. 김 여사의 공천 및 선거 개입 의혹 관련 '키맨'들인 명태균씨, 강혜경씨, 김영선 전 의원,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등도 명단에 포함됐다.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의혹 관련, 이전 당시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대표, 이종호 전 블랙인베스트먼트 대표도 포함됐다. 여당은 이들 다수가 다른 상임위에서도 이미 증인으로 채택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스토킹 증인 채택을 하고 있다. 운영위가 무슨 상임위 뒤풀이인가"라고 반발했지만 야당을 막아서진 못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딸 문다혜씨 등 35명을 신청했지만 야당이 거부하면서 모두 빠졌다. 여당은 "증인 채택 기회 자체를 박탈해 국회를 입틀막하고 있다"고 맹비난했지만 야당은 "현 정부의 실정을 따지는 국감에 왜 자꾸 문재인 정부를 부르느냐"고 역공을 폈다.

여야 의원들 사이에 험한 말이 오가면서 회의는 한때 중단됐다. 거세게 항의하는 여당 의원들을 두고 민주당 소속 박찬대 운영위원장이 "아예 작정하고들 나오신 것 같다"고 하자 국민의힘에서 "비아냥대지 말라", "개판으로 만들자는 거냐"고 불만을 쏟아냈다.

운영위는 이날 대통령이나 대통령 친인척이 수사 대상이 되는 사건에 대한 상설특검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할 때 여당의 추천권을 배제하는 내용의 국회 규칙 개정안도 상정해 소위에 회부했다. 김 여사를 겨냥한 상설특검 가동 절차에 본격 착수한 것이다. 상설특검은 별도 특검법 제정이 필요하지 않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자체가 불가능해 삼권분립 침해 소지가 있다. 민주당은 김 여사 관련 의혹 가운데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행위'를 상설특검으로 다룰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직속 특검청을 만들겠다"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상설특검이 합의한 여야 동수 추천의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위헌적 발상으로 헌법소원이나 권한쟁의심판까지 부칠 수 있다는 판단이지만, 민주당은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강윤주 기자
권우석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