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은 이인식, 56년 전 헤어진 부모님을 찾습니다"

입력
2024.10.16 16:52
1962년생, 6세 때 스위스로 입양
전국체전 해외동포선수 참가 계기
"나의 뿌리에 대해 알고 싶다"

해외로 입양된 후 50여년 만에 전국체전 재스페인 선수단 단장으로 한국을 찾은 60대 남성이 친부모를 찾는다. 여섯 살에 스위스로 입양된 그의 이름은 니콜라스 데몬(62), 한국명은 이인식이다.

16일 경남도에 따르면 이씨는 1968년 홀트아동복지회 전신인 ‘홀트씨해외양자회’를 통해 스위스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이후 화학자였던 양아버지 등 가족을 따라 스페인으로 이주한 뒤 바르셀로나에 정착했다. 스페인 국적의 아내와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정형외과 의사로 개인병원을 운영 중이다. 2018년에는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에게 자신의 별장을 팔아 현지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가정을 꾸리고 사회적으로도 성취를 이룬 그는 사실 한국을 잊고 살았다. 그러다 2018년 최관성 재스페인 대한체육회장과 골프로 가까워지면서 뿌리를 찾기로 결심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체전 재스페인 골프선수로 한국을 방문해 친부모를 수소문했지만 별다른 소득은 얻지 못했다. 올해는 골프 선수 역할은 아들인 알렉스(34)에게 물려주는 대신 재스페인 선수단 단장 자격으로 한국에 왔다. 이씨는 “서울 은평구 은평초등학교 인근에 살았던 것 같다”며 “산이 보이는 곳에서 매일 아침 뜀뛰기를 했고, 동네에 미군이 머무는 천막이 있었던 것도 떠오른다”고 회상했다. 실제 이씨가 확인한 입양서류를 보면 본적은 ‘서울시 서대문구 녹번동 산46-1’, 주소는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352의 14’로 적혀 있다. 그는 “여러 차례 한국에 방문했지만, 부모님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며 “혹시 부모님이 계시지 않아 만나지 못하더라도, 형제나 사촌이라도 찾아 나의 뿌리에 대해 알고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씨는 전국체전 폐막 후에도 닷새간 한국에 머물며 친부모를 찾다 오는 22일 출국할 예정이다.







김해=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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