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20)가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날 본인의 스마트폰으로 국회에 도착한 하니를 적극적으로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돼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를 인지한 정치인들의 쓴소리도 나왔다.
이기인 개혁신당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최 위원장이 다리를 살짝 굽힌 자세로 국회 본청에 들어서는 하니의 '인증샷'을 찍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올리며 "하니 말고 미니(민희) 위원장님, 이러고 사진 찍지 마시고 가서 과방위 상임위 준비하세요... 한숨 나오네 진짜"라고 적었다. 이 최고위원은 1시간 뒤 최 위원장이 완전히 쪼그려 앉아 스마트폰을 들고 하니를 기다리는 모습이 잡힌 사진도 올렸다. 그러면서 "의원실 직원까지 대동한 미니(민희)의 하니 팬덤에 그만 머리를 탁 친다. 대한민국 보좌진들 고생 많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과방위 소속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제의) 본질은 국회에 '직장 내 갑질'을 고발하러 온 뉴진스 멤버를 최 위원장이 특권을 이용해 환노위 대기실로 가서 별도로 만났다는 점"이라며 "하니는 증언 전후 눈물까지 흘렸다는데 최 위원장은 국회의원의 특권을 이용해 '사생팬'으로 팬심을 채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과방위 국감장에서도 최 위원장을 향해 "위원장이 뉴진스 '사생팬'인 것 같다. 어떻게 국감이 진행 중인 시간에 (다른 상임위의 참고인인) 뉴진스가 있는 그 방을 따로 가서 만나볼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즉각 "하니를 만났다"면서도 '국감 진행 중인 시간에 만났다'는 박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최 위원장은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뉴진스 사태에 대해 방송을 소관하는 과방위원장으로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며 "이에 환노위 수석전문위원이 면담 자리를 마련해 해당 장소에 갔지만, 국감 속개시간이 임박해 인사만 나누고 위원장실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최 위원장이 국회에서 하니를 촬영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공유됐다. 댓글창에는 "국감 버리고 연예인 보러 갔냐"며 비판하는 목소리와 "국감 진행 시간이 아닐 때 (사진 찍으러) 간 건데 선동하지 말라"는 의견이 충돌했다.
한편 하니는 이날 국회 환노위 국정감사에 '아이돌 따돌림과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증언을 위해 출석했다. 그는 "오늘 여기 나오지 않으면 이 일이 조용히 넘어가고 또 묻힐 것을 안다.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다. 동료와 연습생들도 이 일을 당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출석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