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군단' 삼성이 9년 만에 한국시리즈(KS) 진출을 눈앞에 뒀다.
삼성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공동 다승왕 원태인의 6.2이닝 1실점 역투와 홈런포 5방을 앞세워 10-5로 이겼다.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가져간 삼성은 83.3%의 유리한 확률을 잡았다. 역대 5전 3승제 PO에서 1, 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은 18번 중 15차례 KS에 올랐다.
반면 타선이 뒤늦게 불붙어 벼랑 끝에 몰린 LG는 남은 경기에서 기적을 노려야 한다. 2연패 후 내리 3연승을 거둬 뒤집은 사례는 1996년 현대(쌍방울 상대), 2009년 SK(두산 상대), 2023년 KT(NC 상대) 3번 있었다. 두 팀의 3차전은 17일 잠실에서 펼쳐진다.
전날 예정됐던 2차전이 우천 순연돼 하루 밀렸지만 삼성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준플레이오프 혈투를 벌인 LG가 가을 야구에서 평균자책점 제로(0)를 찍었던 손주영을 디트릭 엔스 대신 2차전 선발로 내세우면서 시리즈 흐름에 변화를 줬지만 삼성은 손주영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1회초에 1점을 먼저 내준 삼성은 1회말에 바로 균형을 맞췄다. 2사 후 3번 구자욱이 우전 안타를 치고 4번 르윈 디아즈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했다. 2사 2루에서 디아즈는 유격수와 좌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절묘한 타구를 날려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다만 구자욱은 2루 도루를 하던 중 왼 무릎을 다쳐 2회초 수비 때 이성규와 교체됐다.
주장 구자욱이 빠졌으나 삼성 타선은 화끈한 홈런쇼를 선보였다. 2회말 2사 후 8번 김영웅이 손주영의 초구인 커브를 받아 쳐 역전 우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1차전에 이은 2경기 연속 홈런이다. 3회말엔 2사 1·3루에서 디아즈의 안타 때 상대 우익수 송구 실책이 나와 1점을 추가했고, 3-1로 앞선 5회말 2사 1루에서 김헌곤이 LG 두 번째 투수 유영찬을 상대로 좌월 2점 아치를 그렸다.
또 6회말엔 디아즈가 좌완 함덕주에게 솔로포를 뽑아냈고, 7회말과 8회말엔 각각 김헌곤과 디아즈가 나란히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려 쐐기를 박았다. 포스트시즌에서 한 경기 같은 팀 타자 2명이 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건 역대 2번째다. 앞서 두산의 알칸트라와 안경현이 2010년 KIA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 때 연타석 홈런을 때렸다.
삼성 선발 원태인은 1회초에 1실점했지만 위기 관리 능력을 앞세워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최대 고비는 7회초였다. 선두 타자 박동원에게 안타를 맞은 원태인은 이후 두 타자를 잘 처리했지만 2사 1루에서 홍창기와 신민재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만루에 몰렸다. 이때 투구 수는 100개를 넘긴 104개였다.
2사 만루에 4번 오스틴 딘이 타석에 서자 삼성 벤치는 원태인을 내리고 김윤수를 투입했다. 1차전 2사 만루 때 오스틴을 3구 삼진으로 잡았던 김윤수는 이번에도 오스틴을 상대해 유격수 땅볼로 막고 이닝을 끝냈다. 포스트시즌 첫 선발승을 챙긴 원태인은 2차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