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국가대표 야구선수 오재원(39)에게 마약류를 대신해서 받아준 구단 후배 등 14명이 약식기소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오재원은 마약류 수수 혐의로 추가 기소됐는데, 관련 사건으로만 세 번째 사법처리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김보성)는 15일 오씨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했다. 오씨는 2021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야구선수 등 야구 관계자 14명으로부터 86회에 걸쳐 스틸녹스 2,253정, 자낙스 112정 등 의료용 마약류인 수면제 총 2,365정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오씨는 구단 내 주장 또는 야구계 선배로서 지위를 이용해 20대 초중반의 후배나 1·2군을 오가는 선수 등에게 수면제를 대신 처방받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후배들에게는 욕설과 협박까지 동원했다고 한다.
검찰은 대리로 수면제를 처방받아 오씨에게 건넨 이들 중, 마약류를 건넨 양이 많은 김모씨와 황모씨는 약식기소했다. 나머지 12명 가운데 3명은 보호관찰소 선도조건부 기소유예하고 9명은 교육조건부 기소유예했다. 약식기소된 김씨와 황씨를 비롯한 14명은 오씨 강요에 의해 대리처방에 나섰던 점 등이 참작사유로 고려됐다.
오씨가 재판에 넘겨지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2022년 11월부터 1년간 필로폰을 11차례 투약하고 지난해 4월 지인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 등으로 올해 4월 17일 구속기소됐다. 올해 5월에는 지난해 11월 지인으로부터 필로폰 약 0.2g을 수수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7월 26일 오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2,400여만 원 추징 명령을 내렸다.
오씨는 2007~2022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한 팀에서만 뛴 '원 클럽맨'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5년 프리미어12 등 국제 대회에서는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