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한 15일 동해안 최북단 저도어장 조업이 중단되는 등 휴전선 접경지역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강원 속초해양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 23분부터 저도어장을 비롯한 북방어장에서 조업 중인 어선 57척을 철수시켰다. 저도어장은 동해 북방한계선(NLL)과 어선의 조업한계선 사이에 자리한 최북단 조업지로, 군 당국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에 해경에 철수 협조를 구했다.
이날 동해안 안보관광지인 고성 현내면 통일전망대 운영도 중단됐다. "북한의 남북 연결도로 폭파로 전방지역에 특이 상황이 발생해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출입이 통제된 데 따른 것"이라고 통일전망대는 밝혔다. 통일전망대는 앞서 북한의 도발징후가 포착된 11~13일 임시 중단했다 전날(14일) 개관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문을 닫았다.
군 당국은 혹시 모를 북한의 추가도발을 대비해 고성 현내면 명파리 등 민통선 이북 영농주민에 대한 출입도 통제했다. 또 민통선 안에 자리한 양구 두타연 계곡 출입도 20일까지 중단되는 등 중동부 전선 관광지도 북한 도발의 영향을 받았다.
군사분계선(MDL)에서 10㎞가량 떨어진 고성 명파리와 도원리를 비롯한 접경지역 주민들은 차분하게 생업을 이어가면서도 북한의 도발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혈세를 들여 어렵게 연결한 도로가 폭파돼 남북한이 완전히 단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정혜육(67) 고성군 도원1리 이장은 "접경지역 주민들이 그동안 수 없이 많은 긴장상황을 겪어 북한의 동해선 도로 폭파에 따른 큰 동요는 물론 피해도 없었다"며 "다만 추가 도발 여부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북한이 보낸 쓰레기 풍선 10여 개가 떨어진 철원과 화천, 인제 등 강원도 내 접경지역 지자체와 주민들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양구군민 정모(70)씨는 "이웃들 모두 이번 일로 크게 긴장하지는 않고 있지만 남북경색 국면이 오래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