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준 스벅 텀블러 '짝퉁'일 수도... 위조, 유통업자 검거

입력
2024.10.15 17:17
특허청 상표경찰, 위조 유통 9명 검거
13만개 유통... '정품 기준 62억  상당'


유명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의 텀블러를 위조해 유통해 온 일당이 특허청의 상표특별사법경관(상표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상표경찰은 스타벅스 텀블러를 위조, 유통한 A(53)씨 등 9명을 상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 등은 2021~2023년 3년간 위조 텀블러 13만여 개를 국내에서 제조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정품 시가 기준 62억 원 상당하는 물량이다. 이들의 범행은 분업화돼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상표경찰은 경기도 일대에서 총책 A씨를 비롯해 유통 담당 B(46), 자금 담당 C(65), 제조 담당 D(62)씨 등의 범행을 확인한 뒤 현장에서 검거했다.

수사 결과 이들은 위조 텀블러를 단순 매입해 재판매하던 ‘중간상’에서 독자 시설을 갖추고 텀블러를 직접 위조, 유통하는 기업형 범죄 조직으로 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에 따르면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무지 텀블러, 뚜껑, 고무패드, 스티커 등 텀블러 구성품을 따로 수입한 뒤 국내에서 결합, 재가공하는 방식으로 위조했다. 국내에선 포장상자, 사용설명서 등 인쇄물을 제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텀블러는 관공서와 기업, 민간단체 등에 기념품, 판촉품 형태로 팔려나갔다. 특허청 관계자는 “이들은 위조한 텀블러를 병행수입 상품처럼 꾸며 정품 대비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팔았다”며 “확인된 판매 규모만 약 13만 점에 이른다”고 말했다.

수사기관의 단속 정보를 공유하며 추적을 피하던 이들은 범행은 병행수입 증명서를 위조했다가 꼬리가 밝혔다. 정인식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유관 기관 공조로 위조 상품 수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정민승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