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자 4분의 3, “다시 선택해도 미국 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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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6 04:30
25면

편집자주

초 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아시아 국가 출신의 미국 이민자들은 경제적 기회와 가족을 이유로 미국을 선택했으며, 4명 중 3명의 비율로 이민에 만족하고 긍정적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특히 한국계 이민자들은 의료 서비스에 대한 불만에도 불구, 다시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미국행을 선택할 것이라는 비율이 76%에 달했다.

15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인구는 약 3억3,330만 명(2022년 기준)이며, 이 중 2,400만 명(7%)이 아시아계 이민자다. ‘아시아계 미국인’은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민족 집단이다. 아시아계 중 인도 출신이 280만 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계(250만 명), 필리핀계(200만 명) 순이었다.

퓨리서치 조사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은 미국 이민 생활에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77%는 “현 생활 수준이 출신국에서 과거 생활보다 더 좋다”고 답했다. 또 “자녀 세대의 생활 수준이 더 좋을 것”이란 의견은 48%, “비슷할 것”은 15%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다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미국 이민을 택할 것”이란 답변은 74%에 달했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 이민을 택할 것”은 10%, “출신국에 그냥 살 것”은 9%에 그쳤다. 퓨리서치센터는 “연령이 높을수록, 여성보다는 남성이 ‘다시 미국 이민을 택할 것’이라는 답변 비율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모국을 떠나 ‘미국행’을 선택한 이유로는 가족과 함께하기 위해(28%), 경제적 기회(27%), 양질의 교육을 위해(26%) 등이 꼽혔다. 퓨리서치센터는 “필리핀과 인도 출신 이민자의 경우 약 40%가 ‘경제적 기회’를 꼽았다. 인도 출신 이민자들의 이 같은 응답률은 한국(26%)이나 중국(16%)보다 크게 높은 것이다. 베트남 출신 이민자의 32%는 “갈등이나 박해를 피해 미국에 왔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계 이민자들은 다른 아시아계 이민자와 사뭇 차이를 드러냈다. 이민 생활에 만족한다는 비율은 비슷했지만, 만족의 구체적 이유와 출신국과의 사안별 비교에서는 독특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계 이민자는 각각 75%와 73%의 비율로 ‘향후 성공 기회’와 ‘자녀 교육’을 미국 생활의 장점으로 꼽았다. 여성 인권(68%), 복지 서비스(58%)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의료 서비스 접근성’에 대해서는 21%만 만족하다고 응답, 한국 의료체계가 미국보다 낫다는 일반적 통념을 그대로 드러냈다.

강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