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폐배터리 재활용·그린수소로 '무탄소' 선도 도시 만든다

입력
2024.10.1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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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번째 민생토론회, 글로벌 휴양도시 제주
전기차 보급률 1위인 제주, 폐배터리도 많아
유가금속 회수기술 개발하고 ESS로 재탄생
폐기물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로 수소 생산도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제주에서 민생토론회를 열고 자원순환 및 그린수소 인프라 투자를 통해 제주를 '무탄소 선도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서 열린 29번째 민생토론회 '세계로 열린 청정한 섬, 글로벌 휴양도시 제주'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기차 보급률과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전국 1위라는 제주의 특성에 기반해 '탄소 없는 에너지 선도 도시'를 추진하는 한편, 국제적 관광 휴양지이자 의료·교육이 뒷받침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도 함께 밝혔다.

제주는 '전기차 천국'으로 불릴 만큼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올해 7월 말 기준 도내 전기차 비중도 9.15%(3만7,808대)로 보급률이 전국 평균(2%대)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그로 인해 폐배터리가 많이 발생함에도 섬 지역 특성상 이를 내륙으로 이송·처리하기 번거롭다는 애로점이 있었다.

이에 환경부는 제주 내에서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기반을 구축하고자, 민간 기업과 업무협약을 통해 '초저온 동결파쇄기법'을 통한 유가금속 회수기술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영하 50도 이하에서 배터리 전해액을 동결시켜 전기를 차단, 안전하게 폐배터리를 전처리하는 기술이다.

아울러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를 전동 농기구, 가로등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재탄생시켜 농촌과 에너지 취약 지역에도 보급할 계획이다. 폐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미래 폐자원을 제주 내에서 재활용할 수 있도록 2028년까지 413억 원을 투입해 '제주 자원순환 클러스터'도 구축한다. (참고 기사 : 제주에 '자원순환 산업단지' 조성한다)

환경부는 청정 에너지원인 그린수소 생산·활용을 통해 친환경 수소차 생태계 구축도 지원할 계획이다. 음식물쓰레기·가축분뇨 등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수소차 충전에 쓰는 것이다. 2026년까지 대규모 그린수소 실증사업에 560억 원 예산이 투입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폐기물 에너지화, 지역 자립형 에너지 생산, 수송 부문 탄소 중립이라는 일석삼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수소생산시설 운행은 2027년 전후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정부는 제주에서 추진하는 그린수소 생산시설 설치, 수소충전소 구축, 수소버스·청소차 운용 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관련 기사:[르포]"탄소 배출 없는 RE100 감귤·달걀 곧 옵니다"...제주에서 그린 '그린수소 시대' 청사진)

환경부는 제주 내 대규모 개발사업 등으로 유입 하수량이 꾸준히 증가해 공공하수도 확충이 시급한 실정이라면서, 제주의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 및 증설에 올해 869억 원, 내년 1,405억 원 국비를 지원하는 등 인프라 확충 사업 지원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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