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3.3㎡당 4,500만 원에 육박한 상황이다. 강남권 아파트가 잇달아 분양된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이제는 3.3㎡당 4,000만 원이 새 표준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1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4,424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4,304만 원)보다 120만 원(2.6%), 7월에 기록한 직전 최고치(4,401만 원)보다 23만 원(0.5%) 오른 수준이다. 6월(4,190만 원) 처음으로 4,000만 원을 넘은 후 4개월 연속 4,000만 원을 웃돌았다.
서울 민간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최근 1년 사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지난해 9월(3,197만 원)보다 38% 올랐다. 공사비 상승세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고가 아파트가 줄줄이 분양된 영향도 있다. 8월까지 분양된 아파트를 살펴보면 ㎡당 평균 분양가가 2,000만 원을 훌쩍 넘긴 아파트가 5곳이나 있다. 광진구 포제스한강(4,166만 원)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2,088만 원) 메이플자이(2,066만 원) 등이다.
HUG 민간 분양가 통계가 연간 추세를 보여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3.3㎡당 분양가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4,000만 원을 넘을 전망이다. HUG 민간 분양가 통계는 공표 직전 1년간 HUG가 분양보증서를 발급한 아파트의 분양가를 평균해 산출한다. 정비사업 아파트는 일반분양 분양가만 포함한다.
서울에 신규 택지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도 분양가가 오르는 이유 중 하나다. 신축 아파트 대부분이 사업성이 뛰어난 입지에 들어서는 정비사업 물량이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사업장이라도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높다.
공공주택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4일 특별공급을 시행한 동작구 수방사 부지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9억5,202만 원으로 3.3㎡당 분양가가 공급면적 기준 3,498만 원에 달했다. 사전청약자를 중심으로 공공주택 분양가 인상을 억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지만 국토교통부와 LH는 난색이다. 주변 시세를 감안하면 더 낮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분양가 상승세는 전국적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수도권 민간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2,792만 원으로 전월보다 1.7% 올랐다. 전국 분양가 역시 1,877만 원으로 전월보다는 0.16%,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3.31%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