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좋고 물 맑은 고장마다 술 자랑이 빠지지 않는다. 막걸리와 소주로 대표되던 지역 특산주가 맥주와 와인으로 폭이 넓어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10월 추천 여행지로 ‘술 익는 마을’을 선정했다.
몽트비어는 수제 맥주의 매력에 빠진 동호회 회원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이다. 브랜드 로고는 울산바위를 형상화했다. 2층 비어바(Beer Bar) 창밖으로 설악산과 울산바위, 금강산 봉우리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몽트(Mont)’는 프랑스어로 산이라는 뜻이다.
몽트비어를 찾는 가장 큰 즐거움은 신선한 맥주를 종류별로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업체에서 생산하는 맥주는 10가지가 넘는다. 속초 응골딸기마을의 딸기, 양양 곰마을의 복숭아 과즙을 넣은 맥주, 국내산 효모와 감자 전분을 사용한 맥주도 있다. 맥주의 주성분인 홉도 국내산을 사용하기 위해 직접 재배한다. 싱글몰트위스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차 발효과정을 거쳐 만드는 최고급 브랜드인 ‘라운드 미드나잇’은 매해 한정판으로 출시한다. 10명 이상 투어를 신청하면 자세한 설명과 함께 양조장 곳곳을 견학할 수 있다. 인근에 걷기 여행지로 설악향기로와 영랑호 맨발황톳길이 있다.
소곡주는 기록이 남아 있는 전통주 가운데 가장 오래된 술이다. 한산소곡주는 충남 서천군 한산·기산·화양·마산면에서 생산되는 소곡주다. 현재 지역 단위로는 가장 많은 70여 가구가 양조장 시설을 갖춰 일대가 '술 익는 마을'이 됐다. 술맛은 양조장마다 같은 듯 다르다. 쌀에 누룩을 더해 밑술을 만들고 다시 고두밥으로 덧술하는 방식은 비슷하지만, 양조장마다 첨가하는 재료와 대를 이어 내려온 비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집에서 빚는 술(가양주)의 특색이다.
한산소곡주갤러리에서 지역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모든 술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시음도 무료로 가능한데 매주 5개 양조장 술을 돌아가며 내놓는다. 선비복을 갖춰 입고 간단한 안주를 곁들여 3종의 소곡주를 맛보는 향음체험(1인 1만5000원, 10인 이상)은 예약제로 운영한다. 멀지 않은 곳에 가을 분위기 물씬 풍기는 신성리갈대밭이 있다.
오미나라는 백두대간 허리인 문경새재 초입에 위치한다. 주흘산과 조령산을 비롯한 1,000m를 넘나드는 산줄기에 둘러싸인 문경은 사시사철 기온이 서늘해 오미자를 재배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오미나라는 44년 동안 세계 명주를 공부하고 우리 술을 연구한 이종기 대표가 2008년에 설립한 세계 최초의 오미자 와이너리다.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이 동시에 나면서 피로 해소와 노화방지에 좋은 오미자의 효능을 살렸다고 자랑한다. 와인 및 증류주 제조와 시음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진주진맥브루어리는 진주에서 생산하는 밀로 만든 맥주, 풍미가 진한 맥주, 진짜 맥주라는 뜻의 수제 맥주다. 주원료는 진주에서 나는 앉은키밀이다. 일반 밀에 비해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맥주의 풍미가 깊고 목 넘김이 순한 이유다. 논개시장 입구에 자리한 진주진맥브루어리는 오래된 폐가구점을 개조했다. 붉은빛에 가까운 외벽은 잘 익은 앉은키밀 색깔이라고 한다. 1층은 수제 양조장과 기념품 가게, 2층은 펍과 아카이브 공간이다. 양조장에서는 커다란 통창으로 맥주 만드는 장면을 볼 수 있다. 2층에는 LP와 턴테이블이 나열된 독특한 공간이 있다. 맥주를 한잔 마시며 헤드폰을 끼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논개시장에서는 토요일마다 올빰토요야시장이 열린다. 진주 육전부터 삼겹말이, 납작만두, 해물부추전, 대왕고기완자, 스테이크새우꼬치까지 먹거리 천국이다. 평소 외부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는 진맥브루어리도 토요야시장 음식은 대환영이다. 반대로 진맥에서 맥주를 사서 야시장 테이블에서 즐겨도 좋다. 진주남강유등축제가 20일까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