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의 핵이나 석유 시설이 아닌 군사 시설을 보복 공격 목표로 할 수 있다는 뜻을 미국에 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대선에 개입하려 한다는 시선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재보복 공격 시기는 대선 이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관련 문제에 정통한 두 명의 관계자를 인용, 네타냐후 총리가 앞선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란의 군사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이스라엘의 보복 조치는 “미국 선거에 대한 정치적 간섭”이라는 인식을 피하기 위해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의 재보복 공격 대상과 수위가 미국 대선 판도를 바꿀 파급력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WP는 해석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재보복 공격 목표를 군사 시설로 좁힌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본토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배치키로 한 결정도 영향을 미쳤다. 미 국방부는 사드 배치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스라엘 방어에 대한 미국의 철통 같은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대이란 보복 공격 시점은 미 대선(11월 5일) 이전이 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란의 공격에 맞대응하는 행동을 늦추는 것은 나약함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안보관련 회의를 소집해 이란 재보복 공격 문제를 3시간 동안 논의했지만, 이 문제를 표결에 부치지는 않았다고 한다. WP는 “이는 의도적으로 타이밍을 열어두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