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리벤지'가 돌아온다. 앞서 '코미디 로얄'이 이른바 '저질 개그'로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았던 것을 떠올린다면 적절한 제목이다. 예고 없이 터진 '이진호 리스크'가 발목을 잡았지만 그를 제외하고도 이경규를 비롯한 21명의 열전이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진정한 K-코미디의 승부사들이다.
15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코미디 리벤지'는 '코미디 로얄' 우승자인 이경규 팀이 판을 깔고 K-코미디 대표주자들이 각 잡고 웃음을 터뜨리는 코미디 컴피티션이다. 전작 '코미디 로얄'의 우승자인 이경규는 특혜인 단독 쇼 개최를 포기했다. 당시 후배들이 제대로 웃음판을 선보이지 못했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경합의 장을 마련하고 '리벤지'라는 테마를 들고 일어선 것이다. 44년차의 코미디 대부가 칼을 갈고 나섰으니 후배들도 뒤를 따랐다. 문세윤 이용진 황제성 이상준 곽범 이선민 이재율로 구성된 기존 멤버들에서 박나래 김경욱 신기루 등 새로운 얼굴들이 합류했다. 이경규는 코미디를 위한 대의로 적극적인 아이디어 제시와 기획에 참여했다는 전언이다.
'코미디 리벤지'가 극복해야 하는 것은 전작 '코미디 로얄'로 생긴 편견이다. 지난해 공개된 '코미디 로얄'의 정영준 팀은 원숭이 교미를 소재로 하는 콩트를 선보였다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현장에 있던 이경규는 분노를 참지 못해 소리를 질렀고 대중에게도 큰 지탄을 받았다. 이는 추후 '코미디 로얄 원숭이 사태'라는 수식어가 돼 곽범 이재율 등을 따라다니는 꼬리표가 됐다. 대중이 공감하지 못하는 콩트를 했다는 주홍글씨다.
그때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고 이정표 역할을 해낸 것이 이경규다. 초반부 모두에게 경악과 충격을 선사했던 원숭이 교미 콩트는 이경규의 분노와 대노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갔고 수습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 타 토크 쇼에서도 이경규가 '원숭이 사태'를 언급하는 것으로 보아 밈으로도 자리 잡은 모양새다. 이경규가 어떻게 40년의 세월을 예능 대부로 살아왔는지 다시금 실감케 한 순간이었다. 이경규는 '남자의 자격' '절친노트' '아빠를 부탁해' '한끼줍쇼' 그리고 '코미디 로얄'에서도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코미디를 추구했다. 그리고 이경규가 본격적으로 기획에 뛰어든 만큼 시청자들을 위한 웃음이 예고된다.
'코미디 로얄'이 경쟁과 서바이벌이 중요한 프로그램이었다면 '코미디 리벤지'는 보는 이들과의 상호작용을 의식하며 웃음을 주기 위한 콩트에 초점을 맞췄다. 공감과 좋은 웃음이 이경규의 주 키워드다. 이번 설욕전을 해내지 못한다면 다음 기회는 없다. K-코미디의 글로벌 진출이 '코미디 리벤지'에게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개 전날인 14일 돌연 출연자인 이진호의 불법 도박 논란이 파문을 일으켰으나 제작진과 이경규는 굳건하게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진호의 분량은 따로 편집되지 않는다. 팀전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이진호를 덜어내려면 같은 팀인 문세윤과 김용명의 코너까지 빠져야 한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권해봄 PD는 "'코미디 리벤지'는 22명의 코미디언의 경쟁이다. 프로그램에 집중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경규는 "'코미디 리벤지'는 한 명이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한 명의 사생활로 흔들리지 않는다. 저희는 순항할 예정"이라면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