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시절) 나는 한국과 훌륭한 거래를 했다”며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자신이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 문제를 압박 수단으로 삼은 덕에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 분담금을 인상시키는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과시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방송된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일본과 훌륭한 거래를 했고, 한국과도 훌륭한 거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그들(한국)에게 ‘병사 4만 명(실제 주한미군 규모는 약 2만8,500명)이 거기에 있는데, 그들은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북한 리스크’를 감수한 채 한국에 주둔 중인 주한미군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의 지렛대로 삼았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시절(2017년 1월~2021년 1월),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종전 대비 5~6배 수준으로 인상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액수와 관련한 한미 정부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다 2021년 1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야 후속 협상을 통해 절충점을 찾았다. 그리고 한미는 이달 초 2026~2030년 적용될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문안(한국 분담금 8.3% 인상)에 합의했다. 다만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한국 분담액을 더 늘리기 위해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한 발언을 또 내놓기도 했다. 그는 “(재임 중) 김정은과 대단히 잘 지냈다”며 자신이 아니었다면 북미 간 핵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