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준, 꼭 돌아올 것"...11명으로 무대 채운 세븐틴, 눈물의 고양벌 정복 [종합]

입력
2024.10.13 20:10
12~13일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서 새 월드투어 '라이트 히어' 포문
양일간 5만8,000여 관객 동원...미니 12집 컴백 앞두고 압도적 인기 증명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금!"

그룹 세븐틴이 글로벌 인기를 이어갈 새 월드투어의 포문을 화려하게 열었다. 5만8,000여 캐럿과 함께 고양벌을 꽉 채운 세븐틴은 팬들과 함께 나아갈 새 여정을 약속했다.

세븐틴은 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새 월드투어 '라이트 히어' 인 고양('RIGHT HERE' IN GOYONG) 2일차 공연을 개최했다.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양일간 열린 이번 고양 콘서트는 오는 14일 새 미니앨범 '스필 더 필스(SPILL THE FEELS)' 발매를 앞두고 새롭게 개최하는 월드투어 '라이트 히어'의 포문을 여는 첫 공연이다.

올 상반기 한국과 일본의 초대형 스타디움 공연장 4곳에서 38만여 관객을 운집시키며 압도적 글로벌 인기를 입증했던 세븐틴은 이번 공연을 통해 성장 서사와 앞으로의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겠다는 목표다.

새 앨범 발매 전 개최된 이번 공연을 향한 전 세계 캐럿(세븐틴 공식 팬덤명)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이들은 이틀간 진행된 고양 공연에서 총5만8,000여 관객을 모으며 막강한 티켓 파워를 증명했다.

"정한·준 빈자리, 속상해 말길"...11명이 채운 새 월드투어, 아쉬움 달랜 세븐틴

이날 세븐틴은 '독: 피어'와 '피어리스' '마에스트로'로 이어지는 오프닝 무대를 통해 두려움에 잠식됐던 지난 날을 이겨내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과정을 표현하며 자신들의 성장 서사를 담은 강렬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호시는 "여러분 반갑다"라고 힘찬 인사를 건넨 뒤 이렇게 멀리까지 우리 캐럿들이 와 주고 이렇게 큰 공연장을 가득 채워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여러분들을 보니까 오프닝부터 힘 조절이 안 된다. 올해는 인천에서도 상암에서도 고척에서도 고양에서도 캐럿들을 만난다"라며 감탄했다.

이어 "이렇게 멀리까지 항상 와주시고 무한한 사랑을 보내주시는 캐럿들을 보면 마음이 울컥하곤 한다"라고 말한 호시는 "계속 세븐틴을 사랑해주시면 앞으로도 쭉 새로운 호랑해를 보여드리겠다"라며 '호랑해' 퍼포먼스와 함께 공연장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에스쿱스는 "제가 춤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추는 공연이 다시 돌아왔다. 끝까지 잘 다치지 않고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곡이 시작되면 자리에서 일어나도 되니까 굳이 눈치 볼 필요없다. 같이 즐겨달라"라고 말했고, 도겸은 "오늘 막공인 만큼 정말 열심히 하겠다. 즐거운 무대, 행복한 무대로 아주 행복하게 해드리겠다"라고 각오를 다져 환호를 자아냈다.

이번 월드투어에는 최근 팀 내 처음으로 군 복무를 시작한 정한과 하반기 중국 활동 집중을 위해 월드투어 불참을 알린 준을 제외한 11명의 멤버들만 참여한다. 팬들의 아쉬움을 의식한 듯 민규는 "정한이 형과 준이 형이 함께 하지 못하는 콘서트지만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고 말했다.

민규는 "안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또 다시 돌아오실 분들이니 너무 속상해하지 마시고 살짝의 아쉬움만 가지고 계시는게 어떨까 싶다"라고 너스레를 떤 뒤 "우리가 그 빈자리를 잘 채우겠다"라고 덧붙였다.

컴백 전 베일 벗은 '러브, 머니, 페임'..."캐럿들에 먼저 보여줘 기뻐"

이날 세븐틴은 '프리루드' '애시' '크러시' '우리의 새벽은 낮보다 뜨겁다' '낫 어론'(한국어 버전) '어쩌나' '스냅슛' '음악의 신' '이마-이븐 이프 디 월드 엔드즈 투모로우-'(한국어 버전) '홈' '마치' '손오공'와 힙합, 퍼포먼스, 보컬팀 유닛곡인 '몬스터' '13월의 춤' '청춘찬가' 등으로 쉴 틈 없는 무대를 꾸몄다.

"자리에 앉아있지 않아도 된다"던 멤버들의 말대로 이날 객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음악에 맞춰 뛰고 함성을 내지르며 신나게 무대를 즐겼다. 캐럿봉(세븐틴 팬덤 공식 응원봉)의 물결로 꽉 찬 고양벌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멤버들 역시 팬들의 뜨거운 반응 속 에너지를 아낌 없이 쏟아 부으며 본 무대부터 돌출 무대까지 쉴 새 없이 누볐다.

이번 공연에서는 오는 14일 발매되는 미니 12집 '스필 더 필스'에 수록된 신곡 무대들도 선공개 됐다. 새 타이틀 곡 '러브, 머니, 페임 (Feat. DJ 칼리드)'를 비롯해 힙합팀의 '워터', 퍼포먼스팀의 '레인', 보컬팀의 '사탕' 등 신곡이 공개되자 이들의 컴백을 기다려 온 팬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공연장을 채웠다.

공연 말미 펼쳐진 드론 쇼는 화려한 월드투어의 시작을 알리는 클라이막스였다. 캐럿과 영원히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담은 메시지가 고양벌의 밤하늘을 수놓으며 팬들에게 뭉클함을 안겼고, 캐럿을 상징하는 다이아몬드까지 하늘에 새겨지며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무대를 마친 뒤 호시는 "이렇게 캐럿들에게 먼저 보여드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라는 소감을 전했고, 승관은 "컴백 전에 콘서트를 하고 사랑과 응원을 듬뿍 받고 활동을 하는 게 '마에스트로' 때 에보니까 활동 때 에너지가 다르더라. 이렇게 이번에도 시기가 먼저 보여드릴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라는 소회를 밝혔다.

끝내 눈물 흘린 도겸..."영원히 세븐틴으로 살고파"

'마치'와 '손오공'으로 본무대를 마무리한 뒤 이어진 팬들의 뜨거운 앙코르 요청에 세븐틴은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랐다. 이날 앙코르 곡은 '아낀다' '노래해' '캠프파이어' '이프 유 리브 미' '아주 나이스'였다. 이날 앙코르 무대 때는 군 복무 때문에 이번 월드투어에 참여하지 못 한 정한이 객석에서 깜짝 포착되며 팬들의 환호를 자아내기도 했다.

마지막 앙코르 무대를 앞두고 에스쿱스는 "이틀 동안 너무 감사했다. 올해 한국에서 되도록이면 한국에서 많이 만나려고 노력했는데 만족스러우시냐. 저희도 자주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라며 "이렇게 같이 무대를 하면서 정한이랑 준이가 지금 비록 같이 없지만 저희는 꼭 다시 뭉쳐서 13명이서 무대를 다시 할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제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팀이 꼭 되기 위해서 감히 평생 같이 하고 싶다는 말을 하겠다. 영원히 세븐틴으로서 살고 싶고, 세븐틴의 한 멤버로서 이 자리를 지키면서 살고 싶다. 그 때까지 영원히 옆에서 이렇게 무대를 꽉 채워주시면 너무나도 행복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승관은 "저는 오늘 여러분들께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생각을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하다가 울컥했는데 꾹 참고 무대에 올라갔다. 가혹하고 야속하긴 하지만 '할 만큼 했다'라는 말이 되게 슬프면서 공감이 되더라. 내가 어떻게 해도 안 되는 일이 있고, 내 노력과 의지와는 상관 없이 일어나는 일들이 또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도 살아가시면서 많은 일들이 있을텐데 그럴 때마다 너무 스스로를 탓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라며 "그래서 저는 세븐틴이라는 팀을 하면서 저는 진짜 할 수 있을 만큼, 내가 해낼 수 있을 만큼 꼭 진짜 하고 캐럿들이 보기에 '진짜 할 만큼 했다'라고 느낄 때 그런 말을 듣고 싶다. 어디 가는 게 아니라, 진짜 제 무릎이 살아남을 때까지 하겠다는 말이다. 다시 한 번 멤버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정한이 형, 준 형도 너무 미안해하지 말았으면 한다. 너무 감사하다.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좋은 가수, 좋은 친구, 좋은 가족이 되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원우는 "오늘도 캐럿분들 덕분에 정말 즐겁게 놀았다. 지금까지도 쭉 같이 캐럿들과 여정을 해오고 있는데 앞으로도 힘든 일도, 즐거운 일도 많을텐데 캐럿들과 함께 간다면 항상 기대되는 일일 것 같다. 멤버들이랑 캐럿들 너무 너무 사랑한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도겸은 "캐럿들 사랑한다"라고 말한 뒤 "사랑한다"라는 멤버들의 말에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는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니 갑자기 눈물이 난다. 이번 공연 너무 큰 공연장을 가득 채워주시고 귀한 발걸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오늘도 캐럿들 덕분에 너무 많은 힘을 받고 가는 것 같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정한이 형, 준이 형이 없으니까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긴 했다. 그래도 우리끼리 열심히 준비해서 캐럿들에게 잘 보여줘야 하니까 준비를 했는데, 그런 생각들도 들고 연습실에서 노래 연습하는 멤버들의 뒷모습을 보는데 지난 세월들이 스쳐 지나가더라. 소중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고, 지금도 되게 소중하고 고맙다. 여러분도 항상 행복하지고 많이 웃으셨으면 좋겠다. 항상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라며 눈물의 소회를 전했다.

이어 우지는 "감사하다. 진짜 재미있게 즐겨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늘 세븐틴은 지금 현재 가장 최선을 다해서 진심으로 여러분들을 만나려 한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정말 진심으로 여러분 사랑하니까 그 사랑으로 열심히 달려가는 이들을 많이 응원해달라"라며 간결한 소감을 밝혔다.

디에잇은 이번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쉽지 않았던 과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눈길을 모았다. 그는 "솔직히 10년 동안 하고 있기 때문에 솔직히 다들 계속 몸을 쓰다 보니 저 뿐만 아니라 모두가 아프다. 하지만 진짜 하면서도 애들을 보면서 '정말 열심히 하고 캐럿들만 생각하면서 어떤 노래를 하면 좋아할까' '어떤 퍼포먼스를 하면 좋아할까'라고 고민하는 열정이 식지 않았더라. 몸은 힘들어도 '힘내자'라면서 연습을 했는데, 이렇게 잘 끝나니 너무 행복하다. 열정 넘치고 이렇게 순수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캐럿들 앞에서 좀 더 나은 사람, 성장하는 사람이 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해 팬들의 응원 섞인 박수를 받았다.

조슈아는 "행복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여러분을 바라보면서 들었던 생각이 '진짜 너무 행복하다. 우리가 뭔데 이렇게 큰 공연장, 많은 캐럿들 앞에서 무대를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더라. 캐럿들 진짜 너무 감사하다. 준비 과정은 너무 힘들었지만 '이걸 위해서 열심히 준비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여러분을 만나기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했구나'란 생각이 들었고, 오늘 공연에서 여러분들이 저희를 보면서 많은 행복을 얻고 갔으면 좋겠다. 힘든 일도 있겠지만 오늘 봤으니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너무 사랑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디노는 "준비하면서 지쳤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니 함께라서 버틸 수 있었다 싶다. 이렇게 멋진 공연장도 캐럿들과 함께라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팔로우 어게인'이 끝난게 엊그제 같은데 또 새 투어가 시작됐다. 건강하게 다치지 않고 잘 했으면 좋겠다"라며 "이번 앨범도 정말 정말 대박날 거니까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한다"라고 컴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민규는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정리가 잘 안 된다. 너무 사랑한다는 말이 당연히 첫 번째고, 너무 감사하다는 말, 보고싶었다는 말, '힘들었다. 나 힘들다'라는 하소연도 하고 싶은데 일단 2024년이 저희에게 굉장히 뜻깊고 많은 일들이 있었던 순간인 것 같다. 정말 쉴 틈 없이 1년을 달려가고 있는데 솔직히 말하면 지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멤버들끼리 이야기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에너지가 되는 건 지금 이 순간에 여러분이 주시는 에너지가 아닐까 싶다. 앞으로도 더 오래, 더 자주 이렇게 여러분들을 만날 일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버논은 "저희 같은 보통의 존재들이 이렇게나 특별하다고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저희 공연을 위해 몇 만 명이 한 자리에 모여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데 감사하다. 오늘은 정한이 형, 준이 형이 함께하지 못했지만 곧 완전체로 돌아올 거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더 많이 (군대에) 갈 거다. 그렇지만 저희 다 돌아올 거니까 너무 슬퍼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라는 현실적인 소감으로 멤버들의 웃음을 자아냈고, 호시는 현장을 가득 채워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뒤 공연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동료, 선후배 연예인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한편, 고양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한 세븐틴은 오는 22일부터 미국 5개 도시에서 10회에 걸쳐 '라이트 히어' 월드투어를 이어간다. 이후 다음 달에는 일본 4개 도시에서 돔 투어를 이어가며, 불라칸 싱가포르 자카르타 방콕 등 아시아 주요 도시로 발걸음을 잇는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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