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밖 서울교육감 보궐선거… 막판 단일화로 투표율 오를까

입력
2024.10.13 19:30
사전투표율 8.28% 그쳐... 본투표도 높지 않을 듯
2008년 단독 선거 투표율 15.4% 역대 최저
정근식·조전혁, 윤호상 후보에 단일화 제안

오는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의 사전투표율이 한 자릿수에 그치면서 후보들이 막판 단일화를 통한 표 결집에 나섰다. 낮은 투표율을 극복하고 승리를 거머쥐기 위한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다.

13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1일부터 이틀간 실시된 시교육감 보궐선거 사전투표에 전체 유권자 832만1,972명 중 68만9,460명이 참여해 투표율은 8.28%로 집계됐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종로구가 10.52%로 유일하게 10%를 넘었다. 이어 동작구(9.28%)와 서초구(9.14%) 순으로 사전투표율이 높고, 가장 낮은 곳은 금천구(6.92%)다.

이번 보궐선거 투표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지금까지는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처음 치러진 2008년 서울시교육감 단독 선거 투표율(15.4%)이 가장 낮다. 이후에는 지방선거 등과 함께 실시돼 시교육감 투표율이 50%대였고, 2012년 12월 대선과 동시에 진행된 재선거 투표율은 75.1%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교육감만 선출하는 보궐선거인 데다 평일에 치러져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월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도 사전투표율이 10.82%였고, 최종 투표율은 26.5%였다.

이에 보수·진보 진영 후보들은 막판 단일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지 세력에 호소하겠다는 전략이다. 보수 단일 후보인 조전혁 후보는 이날 중도·보수 성향 윤호상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 조 후보는 "교육개혁을 위해 반드시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절박함이 커지고 있다"며 "진보 좌파 조희연(전 교육감)이 망쳐 잃어버린 10년 서울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맑고 투명한 단일화를 요청 드린다"고 밝혔다.

전날 진보 성향 최보선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한 정근식 진보 진영 단일 후보도 이날 윤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 정 후보는 "뉴라이트 극우 보수 성향의 조전혁 후보가 과격하고 불안한 방식으로 윤 후보께 사퇴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비상식적인 퇴행, 친일 교육과 역사 왜곡에 맞설 정책연대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후보 측은 이날 "두 후보의 제안을 들었지만 그동안의 기조를 변화시킬 만한 결정적인 요인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유권자들의 참여를 높이려면 선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교육감이 정책 공약으로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결국은 정치색으로 경쟁을 하고 있다"며 "유권자 인식이 낮은 직선제보다 시도지사와 교육감이 공동 출마하는 러닝메이트제 등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되는 본 투표는 최보선 후보 사퇴에 따라 현재까지 정근식·조전혁·윤호상 후보의 삼파전 양상이다. 신분증을 소지한 유권자는 서울 모든 투표소에서 투표가 가능하다. 투표소 위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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