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2015년의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줄어들던 가계 여신 비중도 지난해부터 증가 전환해 다시 50% 돌파를 눈앞에 뒀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2,881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4조3,000억 원 늘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115.9%에 이른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부동산 담보대출과 주택연금 등 가계 여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의 기업 여신, 부동산 펀드와 리츠 등의 금융투자상품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5년 말 1,443조5,000억 원으로 1년 만에 19.6% 급증한 후 증가 폭은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지만, 뒷걸음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 결과 2019년 말 2,047조5,000억 원으로 2,000조 원을 돌파했고, 2021년 2,500조 원을 넘어 올해 상반기 말 2,900조 원에 육박했다.
가계 여신 비중이 다시 확대되고 있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올해 상반기 말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중 가계 여신은 1,424조7,000억 원으로 절반에 가까운 49.4%를 차지했다. 2015년 55.3%를 찍은 뒤 2022년 48.2%까지 내리 축소되다 지난해 49%로 반등, 올해 더 커진 것이다. 가계 여신 중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은 2015년 말 71.4%에서 올해 1분기 말 50.6%까지 지속적으로 줄었으나, 2분기 말 50.7%로 소폭 뛰는 모습을 보였다. 올여름부터 주택 거래와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비중이 더 확대됐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에 반해 기업 여신 비중은 2022년 39.9%까지 줄곧 늘다 지난해 말 38.2%로 꺾였다. 올 상반기 말 기준 기업 여신 비중은 37.7%(1,085조6,000억 원), 금융투자상품 비중은 12.9%(371조7,000억 원) 정도다.
부동산에 흘러간 자금은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거나 취급 기관이 부실화할 경우 금융과 실물 간 전이로 시스템 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차 의원은 “최근 금리가 인하돼 가계 여신 등을 중심으로 또다시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가 급증할 위험이 있다”며 “늘어난 가계부채와 아직 수습 중인 PF 상황 등을 고려해 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