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금융 위험노출액 2882조... 2015년보다 두 배 뛰었다

입력
2024.10.13 15:40
명목 국내총생산 대비 115.9%
절반 가까운 49.4%가 가계 여신
"금리 인하로 다시 급증할 위험"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2015년의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줄어들던 가계 여신 비중도 지난해부터 증가 전환해 다시 50% 돌파를 눈앞에 뒀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2,881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4조3,000억 원 늘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115.9%에 이른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부동산 담보대출과 주택연금 등 가계 여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의 기업 여신, 부동산 펀드와 리츠 등의 금융투자상품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5년 말 1,443조5,000억 원으로 1년 만에 19.6% 급증한 후 증가 폭은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지만, 뒷걸음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 결과 2019년 말 2,047조5,000억 원으로 2,000조 원을 돌파했고, 2021년 2,500조 원을 넘어 올해 상반기 말 2,900조 원에 육박했다.

가계 여신 비중이 다시 확대되고 있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올해 상반기 말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중 가계 여신은 1,424조7,000억 원으로 절반에 가까운 49.4%를 차지했다. 2015년 55.3%를 찍은 뒤 2022년 48.2%까지 내리 축소되다 지난해 49%로 반등, 올해 더 커진 것이다. 가계 여신 중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은 2015년 말 71.4%에서 올해 1분기 말 50.6%까지 지속적으로 줄었으나, 2분기 말 50.7%로 소폭 뛰는 모습을 보였다. 올여름부터 주택 거래와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비중이 더 확대됐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에 반해 기업 여신 비중은 2022년 39.9%까지 줄곧 늘다 지난해 말 38.2%로 꺾였다. 올 상반기 말 기준 기업 여신 비중은 37.7%(1,085조6,000억 원), 금융투자상품 비중은 12.9%(371조7,000억 원) 정도다.

부동산에 흘러간 자금은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거나 취급 기관이 부실화할 경우 금융과 실물 간 전이로 시스템 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차 의원은 “최근 금리가 인하돼 가계 여신 등을 중심으로 또다시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가 급증할 위험이 있다”며 “늘어난 가계부채와 아직 수습 중인 PF 상황 등을 고려해 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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